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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용의자 윤석열을 프로파일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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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뜬금없이 휴대전화를 바꿨을 때 예상했어야 했다. 계엄 준비에 착수했다는 걸. 미리 증거를 인멸한 것이다.

헌법학자도 필요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범죄학자들이 필요하다. 대통령 윤석열은 12월 3일 비무장 민간인 대량 사살을 시도했고(미수) 국가 중요 기관 찬탈 목적으로 군인을 동원해 범죄 행위를 기수(범죄의 실현)했다. 쿠데타다. 범죄 용의자 윤석열을 프로파일링 해야 한다.

평생 검사로 살아왔다. 남의 죄를 처단하는 직업이다. 처단 자체가 이 직업의 특성은 아니지만 지금 용의자는 이 속성에 과몰입해 있다. 자신은 완전무결하다는 무오류성의 망상에 빠져 있다.

처단하는 자. 자신은 유일한 법의 집행자이므로 오류가 있을 수 없다. '내가 하는 모든 행위는 범죄가 아닐수밖에 없다'는 믿음을 체화하며 살아왔다. 이런 신념에 빠져 있기 때문에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스스로는 범죄로 인식조차 하지 않는다. 지능형 범죄자들이 그렇다. 그래서 이들은 범죄 행위나 범죄 현장을 발각 당하고도 당당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범죄자에겐 죄의식이 없다. 죄의식이 없다는건 공감 능력을 상실한 상태라는 의미다.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특질이다. 그래서 범행은 더욱 대범해진다. 그가 대통령이라면 국가 규모의 스케일이 될 수 있다.

공감 능력이 없으니 거짓말을 태연하게 한다. 국정원 1차장이 대통령으로부터 여야 대표, 입법, 사법 요인들과 민간 지식인들을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라"고 한 명령을 직접 들었다고 양심 선언을 했는데, 자신은 국회의원을 잡아들이라 한 적이 없다고 발표한다. 들은 사람이 있는데도 잡아뗀다. 거짓말에 대한 윤리적 개념이 서 있지 않으니 거짓말도, 말 뒤집기도 스스럼 없이 하게 된다. 무오류라는 건 훼손되면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행위와 변명은 거기에 맞춰진다.

상명하복 조직에 평생을 몸담아 왔다. 자신을 억압하려는 상관은 어떤 식으로든 끌어내리고,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부하는 어떻게 해서든 처벌받도록 해 왔으며, 검찰 최고위직에 올라서는 법무부 장관을 직접 수사해 그의 부인을 감옥에 집어 넣었다. 그런 방식으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저급한 여론 사기꾼을 동원해 급기야 대한민국 만인지상 자리에 스스로 올랐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사이코패스는 보통 '외로운 늑대' 타입이다. 타인을 자신의 편집증적 환상에 동조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능형 범죄자인데다 주변의 자원을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춘 이 용의자는 자신의 편집증을 확산시킬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을 범죄에 끌어들이고 명령을 내려 의무에 없는 일을 하도록 강요하고 거부할 경우 곧바로 목을 자른다.

중세 시대 폭군의 타입이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마지막 왕(이자 폭군) 타르가르옌은 그의 가드에게 배신을 당하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다 태워버려라"고 중얼거린다. 민주정에서 정치인과 민간인을 닥치는대로 잡아 가두라고 명령하고 있는 건 중세 왕정 폭군의 심리 상태다. 미치광이 왕이다.

엘리트 출신인 용의자는 법치를 기계론적으로 이해한다. 사회적 합의를 적어놓은 글자에 불과한 법조문 자체를 절대적인 것으로 맹신하고 숭앙한다. 계엄을 선포하고 정적을 잡아 가두라고 명령하면 법조문의 텍스트가 살아나서 마법처럼 이행될 걸로 착각한다. 이를테면 법은 이 편집증적 세계관에 갇힌 용의자에게 '주술'과도 같은 것이다.

이 용의자에겐 냉혹한 전범(戰犯), 엘리트적 파시스트의 면모도 보인다. 발칸의 학살자 세르비아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는 인종 학살 전쟁범죄로 체포되어 국제사법재판소에 섰지만 "조국을 위해 한 일", "증거를 대라", "난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는 검옥에서 최후를 맞았지만 끝내 윤리적 양심적 고백이나 행동은 전혀 없었다. 지금 용의자는 자신의 행위를 구국의 결단으로 포장하고 있다. 비무장 민간인에게 총을 겨누고도 뭐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용의자는 그간 수차례 '공산 전체주의', '반국가 세력'을 겨냥해 극언을 쏟아내 왔다. 자유를 지키겠다는 껍데기 같은 말로 자신만의 세계관 속에서 명분을 쌓아왔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어 왔다. 계엄을 선포하고 포고령을 발표하면 전국에 숨죽이고 있던 자유 대한의 극우 세력이 쌍수 들고 궐기해 좌파에 백색테러를 가해줄 거라 진지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옛 독일 나치의 초기 수법이다. 처음엔 백색테러의 무질서를 즐겼던 나치는 나중에 합법적 절차를 만든다. 사적 폭력은 불법인데다 지저분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유대인 제거를 합법으로 만들었고 스스로 윤리적 생체 기능을 거세했다. 세상 모든 이들이 유일한 합법 통치자인 자신을 반대하고 있다는 망상에 빠진 용의자는 반대파를 사적으로 제거 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반대파 처단의 법적 근거를 조성하고자 계엄을 선포한 것처럼 보인다. 그는 나치처럼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려고 했을 것이다.

그는 결국 비상계엄과 독재라는 달콤한 사적 판타지를 공동체 현실에서 실현했다. 스스로 지옥문을 열었다. 대한민국은 지금 극도로 불안정하고 위험한 용의자를 머리에 이고 있다. 백주에 테러범이 활보하는 걸 방치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극우 독재적 망상에 사로잡힌 용의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그의 손이 닿으면 우리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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