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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후폭풍에 '벤처붐' 꺼질라...정책도, 투자도 '시계제로'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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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벤처·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해외 진출하거나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회원사들의 영향은 없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며 "현 사태가 장기화돼 스타트업의 자금조달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추진되던 2016년 12월 벤처투자액은 2977억원으로 전년 동기(2499억원) 대비 오히려 19.1% 증가했다. 반면 2017년 1월 신규 벤처투자액은 751억원으로 전년 동기(1300억원)보다 42.2% 감소했다. 12월 증가액보다 더 큰 폭의 감소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도 "투자시장이 어려우면 정책자금이나 융자 등으로 정부가 시기를 맞춰 지원해야 하는데 예산안이 언제 통과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창업 열기가 식어버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높아진 환율도 벤처·스타트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벤처기업의 애로사항을 파악해보니 환율 문제가 가장 컸다"며 "이번 사태 이후 환율이 더 치솟으면 수출 기업, 원자재 수입기업이 크게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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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도입, 퇴직연금 벤처투자,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규제 완화 등 벤처투자 활성화 정책들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BDC는 비상장사에 투자하는 상장공모펀드다.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VC)들이 개인 등에게서 투자금을 모아 펀드를 결성한 뒤 이를 비상장사에 투자한다. 개인의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 기회이자 스타트업의 새로운 투자유치 통로로 평가받는다. 지난달(11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관련 법안이 상정되면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정국 혼란으로 이 같은 정책들이 제대로 논의되지 못하고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스타트업계의 정책 논의를 할 거라고 기대하긴 어렵다"며 "어떻게든 정국이 빠르게 정상화돼 정책 논의를 시작하길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산적한 산업 정책들도 마찬가지다. 비대면진료 등의 직역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는 분야를 비롯해 신사업·신기술 규제 개선 작업이 전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정부 관계자도 "정부가 계획했던 사업이나 제도 개선들은 모두 불투명해진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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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혼란으로 국회의 2025년도 예산안 심의가 올스톱되면서 중소벤처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역점 추진 중인 창업·기술사업화 및 신규 지원사업도 차질이 우려된다. 예산안이 12월 31일까지도 처리되지 않는다면 초유의 준예산 상황이 벌어진다. 신규사업은 물론 경우에 따라 기존 정책사업도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리나라 헌법은 새 회계연도에 예산안이 의결되지 않으면 의결이 될 때까지 △이미 예산으로 승인된 사업의 계속 △법률상 지출의무 이행 △헌법 및 법률에 근거한 기관·시설의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좁게 해석하면 공무원 월급 등 최소한의 법적 의무지출만 할 수 있다. 이 경우 기존의 여러 정책사업도 올스톱된다. 반면 기존의 사업은 계속할 수 있다고 넓게 해석하면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 등 수년간 해오던 사업은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 주요 창업지원기관의 수장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은 한국벤처투자(KVIC), 창업진흥원, 공영홈쇼핑 등 3곳이다.
이외에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이상훈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회장은 각각 임기가 종료됐으나 후임을 뽑을 때까지 직무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벤처투자 시장에 마중물을 공급하는 한국벤처투자는 유웅환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사의를 밝힌 뒤 1년 이상 대표가 공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하기관 대표가 없다고 해서 기존에 계획된 정책을 집행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어느 정부조직이든 기관장을 중심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공석이 더 길어져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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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 '컴업2024'에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일정 및 연사 참여에는 변화가 없는 상황이지만 해외 투자자 등 일반 참관객들의 불참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오는 11일부터 12일 서울 코엑스에서는 글로벌 스타트업 축제 컴업2024가 진행된다. 중기부와 코스포는 올해 행사에 지난해(35개국)보다 많은 40개국에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VC) 등을 초청해 양적 규모를 키웠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정국 혼란으로 행사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단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중기부는 모두 "예정된 일정에 변동이 없으며, 참여하기로 한 연사에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첫날 메인 키노트 세션을 담당하는 사우디 아람코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인 와에드벤처스의 경우에도 일정을 계획대로 소화하기로 했다. 컴업 행사 첫 날 중기부가 주도하는 '제1차 한-UAE 중소벤처위원회 및 비즈니스포럼'도 예정대로 진행된다. 해당 행사는 장관급 협의체로 오영주 중기부 장관과 UAE의 알리아 알 마즈루이 경제부 기업가정신 특임장관을 의장으로 양국의 유관기관들이 대거 참여하는 행사다.
다만 업계의 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해외투자자 등 일반 참관객들의 불참 가능성이 있어서다. 실제 컴업에 참여해 국내 VC들과 만남이 예정됐던 한 투자사는 비상계엄 이후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VC업계 관계자는 "당초 참가를 예정했던 곳 하나가 일정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해도 관심도는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많은 스타트업들이 준비하고 기대를 할 텐데 혼란스러운 정국 때문에 성과가 빛을 바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