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5 읽음
지자체의 역할, 중앙정치 혼탁할수록 중요하다 [기자수첩-사회]
데일리안
1
계엄사태에 탄핵발의까지 이어지며 중앙정치 혼탁 극심

그럴수록 국민 생활 가까이서 책임지는 지자체 역할 중요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회의를 마치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은 온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불과 2시간 30분만에 국회의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며 계엄 상황은 종료됐지만, 군사정권이 지배하던 1970년대도 아닌 2020년대에 무장한 군 병력들이 국가기관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자체가 정부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남겼다.

또 계엄 사태 이틀만에 대통령 탄핵을 발의하고 여야간의 대립양상만을 보이는 국회의 모습도 국민들에게는 중앙정치에 대한 환멸을 더하게 했다.

하지만 중앙정치가 어떻게 흘러가든 모든 국민들은 매일 생업에 종사해야하고 학생들은 교육을 받아야 하며 복지서비스는 계속 제공돼야만 한다. 그렇기에 지금과 같은 중앙정치의 혼탁 상황에서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 바로 지방자치단체고 각 지자체장은 본연의 업무에 더욱 충실히 매진해야 한다.

만약 지자체장 중 누군가가 현 상황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명분 하에 지역주민들의 삶을 책임진다는 본연의 임무를 등한시하고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치행위'에 주력한다면 이는 중앙의 혼란을 지역까지 확산시켜 지역 내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물론 대부분의 지자체장은 당적을 가지고 있고 선거를 통해 당선된 인물들이기에 기본적으로 정치인의 속성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장은 지역행정사무의 최고 책임자이기에 행정가로서의 면모가 훨씬 중요하다.

더구나 국가 예산안을 처리하고 확정해야 할 연말에 대형 사건이 일어나며 예산안 논의가 무기한 중단되는 바람에 내년 예산안 국회 통과는 예년보다 훨씬 늦어질 수밖에 없다.

연쇄적으로 각 지자체의 예산안 통과 시점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불가피하게 준예산을 편성해야만 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추후 예산안이 통과되고 본예산이 편성됐을 때 재정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지금 지자체가 해야 할 일이다.

민선 8기 지자체장들의 임기는 이미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를 향해 가고 있다. 임기 후반의 평가가 좋아야 성공한 지자체장이라고 할 수 있고, 임기 초반의 초심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후반에 들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평가다.

중앙정치가 혼탁할수록 지자체의 역할은 커진다. 지역주민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살핀다는 임기 초반의 마음가짐을 모든 지자체장은 다시 되새기길 바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