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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尹, 탄핵이든, 하야든 책임져라"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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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시즌1에 이어 시즌2의 각본도 쓰고 연출도 한 황동혁 감독. 정유진 기자
'오징어 게임' 시즌1에 이어 시즌2의 각본도 쓰고 연출도 한 황동혁 감독. 정유진 기자 noir1979@maxmovie.com

황동혁 감독이 12·3 비상계엄 사태 속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오징어 게임2)를 선보이는 복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2021년 시즌1에 이어 3년 만에 돌아오는 '오징어 게임2'는 넷플릭스가 글로벌 기대작으로 내세우는 작품답게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26일 공개된다.

황동혁 감독은 9일 오전 서울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오징어 게임2'(제작 퍼스트맨스튜디오) 제작발표회를 열고 "이 시국에 작품을 선보이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입을 열었다. 연말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활발한 소비와 문화 교류가 이뤄지는 '빅 시즌'이지만, 한국에서는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황 감독은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

황 감독은 "(윤 대통령의)계엄 발표를 믿을 수 없었고, 새벽까지 잠을 안 자고 TV로 지켜봤다"면서 "탄핵안에 대한 투표도 생중계로 지켜봤다. 말도 안 되는 일로 온 국민이 잠을 못 자고 거리고 나갔다. 불안과 공포, 우울함으로 연말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 국민으로서 불행하고 화가 난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어떤 식으로든, 탄핵이든 자진 하야든 책임을 져야 하는 분(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을 져서 행복하고 축복이 되는 연말을 국민에게 돌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조속히 이 사태가 해결되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시국에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는 건 이 작품의 운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말도 안 되는 갈등과 분열, 격변을 (드라마 속)게임 세상과 연결시킬 수 있고 그런 장면들을 발견할 수도 있다. '오징어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동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마음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황 감독이 언급한 현실과 다르지 않은 가장 대표적인 장면은 '오징어 게임2'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OX' 투표다. 이번 시즌에는 전편에서 첫 번째 게임 이후 게임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OX' 선택을 발전시켜 각 게임이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에게 투표의 기회를 주는 새로운 규칙을 선보인다.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등을 떠올린 황 감독은 "투표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그런 현재의 상황들과 미국 대선 등 현실의 세계를 연결하면 재밌는 지점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징어 게임' 시즌2 숙소의 모습. 게임 참가자들이 대형 O와 X 앞에 서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숙소의 모습. 게임 참가자들이 대형 O와 X 앞에 서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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