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 읽음
삼성·현대차·SK·LG, 미래 먹거리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 본격화


SK는 최근 계열사를 통해 로봇 자동화 시스템 업체 유일로보틱스의 인수에 나서며 휴머노이드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SK온의 미국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는 2일 유일로보틱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SKBA는 향후 5년 내 유일로보틱스 최대주주인 김동헌 대표의 지분 23%를 주당 2만8000원에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앞서 SKBA는 지난해 5월 유일로보틱스에 367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는데 콜옵션까지 행사하면 지분율이 36%로 늘어 최대주주에 오른다.
SK는 해당 기술을 공장에 적용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범용인공지능(AGI) 기반의 휴머노이드 사업으로의 확장을 구상하고 있다. 향후 배터리를 담당하는 SK온과 반도체를 담당하는 SK하이닉스 공장에 유일로보틱스의 산업용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텔레콤도 지분투자 방식으로 AI 로봇 솔루션업체 씨메스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씨메스는 AI와 3차원 비전, 로봇 가이던스 기술을 융합해 지능화된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올 초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ICT기술센터 내 AI 로봇 연구 조직을 서울 을지로 본사로 이전, 로봇 사업 연구에 시너지를 높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로봇 전문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후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협력관계를 강화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시너지협의체의 신규 운영을 시작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인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단장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경비용 사족보행 로봇 ‘RBQ-10’을 시연하며 실질적인 성과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레인로보틱스 기술을 기반으로 센서가 들어간 머리, 물건을 집을 수 있는 로봇핸드, 이족보행이 가능한 다리 등 사람 형태의 로봇을 만들어 향후 가정용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미국 AI 자율주행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 경영권을 확보하고 가정용 로봇 사업을 강화했다. 로보스타, 로보티즈, 엔젤로보틱스 등 로봇 기업 지분도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
LG전자는 홈봇을 휴머노이드로 가는 중간 단계로 보고 기술 고도화를 해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베어로보틱스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상업용·산업용·가정용 로봇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LG CNS, LG에너지솔루션 등 그룹사와 협력해 시너지 확대도 모색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0년 사족보행 로봇개 '스팟'으로 알려진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이를 계기로 로봇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준공한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자율주행 물류로봇(AMR), 주차로봇 등 첨단 로봇을 대거 투입한 상태다. 향후 4족 보행 로봇 '스팟'도 공정에 투입된다.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도 제조 과정에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컨설팅도 지난달 설립해 로봇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려는 구상도 하고 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