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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이 멸치의 '9배'… 봄철에만 잠깐 맛볼 수 있다는 별미 해산물


주로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기수 지역에서 살다가 산란기인 2~5월에 내만이나 하천, 호수로 올라간다. 한국에서는 서해안, 특히 충남 당진 장고항 같은 곳에서 많이 잡히고, 일본 아리아케해와 미카타 호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실치와 뱅어는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물고기다. 뱅어는 연어목 뱅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한국, 일본, 러시아의 민물에 분포한다. 다 자라면 10cm 내외다. 뱅어는 남획과 환경 파괴로 인해 어획량이 크게 줄었고, 실치가 그 자리를 대신해 뱅어포로 쓰이고 있다.

실치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생으로 먹으면 은은한 단맛이 나고, 말리면 고소함이 더해진다. 뱅어포로 구우면 바삭하면서 짭짤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전라도에서는 삶아서 말린 뒤 튀기거나 볶아 먹었고, 일본에서는 회로 먹거나 알을 국수처럼 즐겼다.
실치는 급한 성격 탓에 잡히면 금세 죽는다. 마검포항, 장고항 등에서는 갓 잡은 실치를 초고추장에 비벼 먹기도 한다. 실치는 영양가 높은 생선으로도 유명하다. 100g당 칼슘은 900mg으로, 멸치의 100mg을 훌쩍 넘는다.
실치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맛과 건강을 책임져왔다. 환경 변화로 점점 귀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봄이면 얕은 바다에서 실치잡이 배가 분주히 움직인다. 실치 한 줌이면 밥상이 풍성해지고, 뼈째 먹는 그 고소함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