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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과정에서 가장 우울하게 한 것은 보수 논객들의 추한 모습!
최보식의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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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식의언론=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
보수 정당의 반복되는 실패가 나를 우울하게 한다.

국민이 건네준 권력을 보수 정당은 지키지 못했다. 그들에게 표를 준 국민들을 배신하고 실망시키기를 반복하고 있다. 탄핵, 퇴임 후 감옥 가는 극단의 실패가 유독 보수 쪽에서 반복된다 (물론 수사 중에 자살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패도 있기는 하다).

좌파 특히 문재인과 같은 소득주도 성장론이라는 이단적 이야기를 믿는 자들로부터 나라를 지키겠다고 어렵게 정권을 쥐어 주면 보수 정치권은 그 권력도 지키지 못하고 반납한다.

이는 실패한 대통령의 자질도 문제이지만 그들을 봉건적 지도자로 만드는 정당의 토대가 비민주적이고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당이 그렇다는 것은 당원과 지지자들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또 2개월의 대선에서 우파 지지자들은 이재명이라는 두려운 존재에게 권력을 주지 않기 위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싸울 것이다.

그렇게 해서 권력을 주면 보수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인가? 사람들은 좌파가 집권하면 나라가 망한다고 한다. 그런데 보수가 집권해서 나라가 더 잘된다는 것을 보여준 게 언제인가? 이유 불문하고 윤석열 정부 집권 기간의 한국 경제는 문재인의 그때보다 나쁘다. 그 나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나 계획도 제시해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보수가 나라를 살리고 좌파가 나라를 망친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하나?

탄핵 반대론자들은 탄핵 지지자들에게 '이재명의 대한민국을 원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반문한다. 이재명의 집권 가능성이 탄핵의 사유를 다 무효화하는가? 윤통의 집권 계속이 이재명의 한국보다 더 안정적이고 잘사는 나라라는 보장이 있나? 탄핵을 안하면 윤통의 2년 추가 집권은 이재명의 2년 후 집권을 막는 비법이 되는가? 이재명처럼 비토층이 두터운 상대를 이길 후보도 못내는 보수 세력이라면 무슨 집권의 명분과 실익을 갖는가?

계엄과 탄핵 과정에서 나를 가장 슬프고 절망스럽게 한 것은 소위 보수 논객, 지식인, 경세가들이 보여준 그들의 지적 파산과 바닥의 깊이다.

그들은 윤통의 계엄 후의 오버 액션으로 탄핵 반대 여론이 올라오자 인기 영합의 이상한 모습들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새 슬그머니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가 하면, 처음에는 윤통이 부정선거론 때문이 아니라 선관위 전산 시설의 보안 문제가 취약해서 계엄군을 보냈다는 변명 같지 않는 변명으로 옹호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계엄의 당위성을 옹호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기각의 가능성이라는 희망고문의 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스카이데일리나 유튜버들의 가짜 뉴스를 갖고 재판관들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고 자신들의 이야기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조롱과 인신공격을 해대기도 했다.

장삼이사들이 그런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한다. 하지만 내가 오랫동안 만나고 같이 토론하고 했던 자칭 보수 지식인이고 논객이고 경세가이자 보수 전략가를 자처하는 이들이 진영논리의 허구에 빠져드는 모습은 왜 보수 정당과 정권이 이처럼 허약한지를 알려주는 한편 나를 절망하게 만들었다.

이제 호소드린다. 탄핵이 기각되어야만 하고 그럴 것이라는 가능성의 희망 고문의 뇌피설을 장황하게 쓰고, 부정선거 음모론에 슬그머니 편승하고 반중

(反中)

선동에 앞장선 귀하들은 제발 스스로의 지적 능력과 경세 파악 능력에 대하여 자문하고 자숙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아무리 의견이 달라도 지성인으로 지켜야 할 예절이 무엇인지 고민해 주시기 바란다. 반지성의 홍위병식으로 민심의 파고에 몸을 실었던 그대들이 아무런 일도 없었던 양 보수의 지성을 자처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식인이 가져야 할 냉정함이 충분한지 되새겨 보시기 바란다. 바라는 바를 예측처럼 말하는 것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나는 정말 추한 보수 지식인들의 모습을 이번 사태를 지나면서 많이 보았다. 그것이 나를 가장 절망스럽고 슬프게 한 것이다.

사회는 직선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우리는 허무하고 우울한 역사를 지나고 있다. 이 혼란에서 우리가 타고 있는 배의 어디가 새고 있는지 보다 분명해졌다. 이로부터 새는 곳을 메우고 썩은 곳은 갈아 넣고, 우리는 지금보다 더 안정되고 이성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보수논객, #중국간첩설,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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