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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끌어내라? 국회의사당 주인은 의원들인데 무슨 X소리"
프레시안김형기 특전사 제1특전대대장(중령)은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죄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상현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장(준장)이 "'(국회) 담 넘어가라', '의원들 끌어내라'(라고 했다)"며 "그때 제가 전화 끊고 '국회의사당 주인은 의원들인데 무슨 X소리냐'라고 혼자 욕하는 걸 부하들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대장은 "이때부터 이상함을 감지했다"면서 "이 지시가 정당한 지시인가 옳은 판단을 할 수 없었다. (그때) 정확한 임무를 주면 특전사 요원들은 했다. 문을 부수고 의원을 끌어냈다(끌어냈을 것이다). 그럼 저도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계엄) 며칠 전 군검찰이 박정훈 대령에게 항명죄로 3년을 구형한 것이 떠올랐다"며 "이걸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판단할 수 없어서 부하들에게 임무를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해병대 박정훈 대령은 지난 2023년 7월 폭우로 실종된 민간인 수색 작전 중 사망한 '채상병 사건' 수사단장으로,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어겨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군검찰은 박 대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3년을 구형했으나 군사법원은 지난 1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박 대령이 명령에 복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이첩 보류 명령은 정당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판시했다. 즉,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권리를 인정한 셈이다.

김 대대장은 그럼에도 '문 부수고서 (의원들) 끄집어내', '전기 끊을 수 없느냐' 등 이 여단장을 통한 윤 전 대통령의 지시가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지시를 이행)할 수 없었다. 정당한 지시인지, 부당한 지시인지도 몰랐고 병력들이 더 걱정됐다"며 "'전기 끊어라'라는 지시는 누가 했는지 모르나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김 대대장은 여러 차례 부대원들을 감쌌다. 그는 "일부 부대원들이 군 생활에 회의감이 든다고 한다. 주변 사람을 만나는 것도 힘들다고 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상담을 받기도 한다"며 "정치적으로 이용 당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투입됐다"고 우려했다.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하라'며 발언 기회를 주자, 김 대대장은 "저는 (제 병력들에게) 단 하나의 지시만 했다. '물러서라. 참아라. 때리지 마라'라는 지시를 병력들이 잘 이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헌재는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요지에서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김 대대장이 제출한 이 여단장과의 통화 내용을 재생하려고 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파일에는 이 여단장이 전한 윤 전 대통령 지시 사항인 "대통령님이 문 부숴서라도 (의원들) 끄집어내오래"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단장은 지난 2월 국회에서 "(4일) 0시 50분에서 1시 사이에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중장)으로부터) 보안폰으로 전화가 왔다"며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말씀하셨다. 전기라도 필요하면 끊어라' 이렇게 지시받았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