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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하게 풀어낸 참담한 현실 [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데일리안영화 ‘야당’은 정치 드라마가 아니다. 제목의 느낌과 달리 ‘야당’은 마약판 설계와 권력 다툼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장르의 영화다. 야당은 마약사범들 중 경찰이나 검찰 등의 수사 기관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브로커를 일컫는 은어다. 마약 범죄의 특성상 외부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극히 힘들기에 수사기관에서도 이 야당들의 정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영화는 일상에 침투한 마약범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영화는 마약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전한다. 마약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매우 큰 위험을 초래한다. 특히 다양한 화학물질을 혼합한 신종마약은 기존의 대마초, 헤로인, 코카인, 엑스터스 등에 비해 위험성도 높고 중독성 또한 치명적이다. 특히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파티문화가 확산되면서 술과 함께 마약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출을 맡은 황병국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한 자료 수집 과정에서 마약 중독이 생각보다 너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클럽문화가 마약과 함께 이어지는 것이 영화적 상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정치인의 자녀, 유명 연예인 등 마약에 중독된 젊은 사람들의 행태를 통해 마약의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을 조명한다. 인간은 개인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동물이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이는 검사도 마찬가지다. 영화는 법이 시행되고 관리되는 사법에서 법이 무시되는 참혹한 현실을 꼬집는다.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과 더 높을 곳에 오르려는 검사 그리고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 모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 브로커인 야당은 소개를 통해 자신의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검사는 실적을 올려 승진을 꿈꾼다. 경찰 역시 자신의 실적을 위해 여배우를 이용한다. 밑에서 일하는 마약판 부하들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충성과 배신을 일삼는다. 명목상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자신의 이익 추구를 위하는 인간의 본성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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