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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메가폴리스' 공약 ... 김문수·홍준표가 왜 틀렸나?
최보식의언론
그러나 홍준표, 김문수 등 다른 후보들은 '허황된 이야기', '전두환 시대여도 안 된다' 등 메가폴리스 공약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편집자)
대한민국은 이상한 나라다.
평소엔 지방에 아무런 관심도 없고 지방 근무를 좌천으로 여기고 TV 드라마에서도 ‘무능한 사람, 또라이 사원들’ 보면 '지방으로 보내' 등과 같은 대사들을 무차별로 난사하면서 선거만 다가오면 지방을 발전시킨다고
호들갑을 떤다.
메가폴리스와 균형 발전을 원한다면 먼저 필자의 책 '메트로이코노미'를 정독하길 권한다.
책 팔아먹으려는 수작이 아니다. 책 살 돈이 없다면 책을 보내줄 의향도 있다.
균형 발전을 위해 필자 만큼 고민한 학자가 많지 않을 듯해서 하는 소리다.
메가폴리스는 광역도시권역을 뜻한다. 서울, 경기, 인천, 수도권이 사실상 하나의 메가폴리스다. 인구가 약 2,600만 명 정도 된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반이다.
균형발전을 위해 서울에 있는 걸 지방으로 옮겨야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게 바로 노무현표 지방 14개 혁신도시다.
실패로 끝났다. 혁신도시가 아니라 유령도시다. 금요일만 되면 썰물 빠지듯 인구가 모두 빠져나간다.
나눠먹기 식으로 14개로 쪼갠 게 실패의 원인이다. 표를 얻는 데는 유리했다. 하지만 그렇게 잘개 쪼개면 '집적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집적이익'이란 말 그대로 모여 있을 때 얻어지는 이익이다. 그래도 이해가 가지 않으면 왜 사람들이 도시에 살고 싶은지를 떠올려보라. 이유가 나올 것이다. 그게 바로 집적이익인 것이다.
소비 다양성, 두꺼운 노동시장(thick labor market), 문화 충족 욕구 등... 노무현표 혁신도시가 지금도 사회적 비용이 되고 있는 건 14개로 잘개 쪼개져 있기 때문이다.
혁신도시가 선거용이란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한동훈이 말한 '전략적 집중'이 맞다. 즉 몇 개를 찍어 몰아줘야 하는 거다. 가장 이상적인 건 서울 일극체제를 극복하게끔 도시 하나를 찍어 키워야 하겠지만 대한민국의 지역 할거 정서상 그 대안은 절대 용납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집적이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각 권역별로 나누어 메가폴리스를 육성하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
먼저 깨는 소리부터 하자. 단도직입적으로 밀하면 한국에서 수도권 말고 '
메가폴리스'는 없다.
지금 이런 방식으로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어느 도시를 찍어 표심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강
(江)
을 중심으로 권역을 나눌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수도권은 한강이다. 한국의 4대 강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이다. 일단 이 강줄기들을 중심으로 강 하구에서 중류 상류까지 통하는 개발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
금강 하구는 군산과 새만금, 중류는 부여 공주 세종, 그리고 광역도시 대전...
모두 같은 금강 물을 마신다. 금강 유역을 중심으로 연계된 도시들의 기능을 정할 필요가 있다. 금강 중류의 부여와 공주는 관광, 군산과 새만금은 산업, 세종과 대전은 행정과 소비시장....
그런 식으로 금강 권역을 한 시간 이내로 묶는 게 중요하다. 특히 금강 권역이 메가폴리스로 성장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 수도권과 인접성 때문이다.
어차피 수도권은 과포화 상태고 개발 가능한 지리적 공간은 경기 남부 밖에 없다. 경기 남부와 금강 권역이 연계되면 큰 집적 효과를 낼 수 있다.
금강 권역 다음엔 낙동강 권역, 영산강 권역, 낙동강 하구는 부산... 그와 연계된 창원, 그리고 부산에서 대구까지 강을 따라 연계된 여러 지역들을 하나로 묶는다.
그렇게 연계된 도시들이 나름대로 특화된 기능을 부여받을 수 있다. 산업 교육 소비 등....
영산강 권역은 목포, 나주, 광주 등이다.
강줄기를 중심으로 교통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행정구역도 최대한 통합해야 한다.
지금 행정 구역도 문제다. 잘개 쪼개져서 실효적인 개발 정책을 낼 수 없다. 손바닥 만한 공간을 정치인들 이해관계로 잘개 쪼개서 행정구역이 달라지고 인허가 주체가 달라지니 어떻게 개발할 수 있을까 싶다.
예를 들어 새만금도 결국은 군산, 김제, 부안 세 행정구역으로 쪼개지는 분위기다. 이런 게 말이 되는가.
하나로 묶어 개발을 추진해도 난관이 있을 판에 행정구역이 세 곳으로 쪼개지고 인허가를 각자 따로 내면 어떻게 연계해서 개발할 수 있느냐는 거다.
행정구역을 잘개 쪼개면 정치인들이 인허가와 관련해 삥땅 치기엔 더 유리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개발은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 중심의 정신문화를 바꿔야 한다. 이런 거다.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나온 말 "서울만 잡으면 나머지들은 모두 따라와..." 서울은 오야지 지방은 꼬붕이라는 식의 표현이다.
하나 묻자. 한국 식으로 미국은 어느 도시가 오야지냐? 뉴욕, LA, 시카고... 물론 가장 큰 시장은 뉴욕이지만 대통령이 있는 곳은 워싱턴DC이다. 살기 좋고 돈이 많은 곳은 LA, 지역총생산이 가장 큰 곳은 캘리포니아, 시카고는 전통이 있다.
비즈니스가 가장 잘 되는 지역은 텍사스, 요즘 부자들이 많이 몰려가는 곳은 플로리다... 지역마다 특징이 있다.
말 그대로 다양하다. 그런데 한국은 뭐냐? 대통령도 정치인들도 모두 서울.... 돈 많은 사람과 지역 내 총생산이 가장 큰 곳도 서울이다.
인구는 경기도가 많다고 하지만 솔직히 집값이 비싸서 경기도 사는 거 아니냐.
외국인들이 보면 경기도는 서울 메트로폴리탄에 속한다.
대기업 본사 거의 모두 서울에 있다. 대힌민국의 예금 70% 이상이 서울에 몰려 있고, 공중파 주요 메이저 언론 모두 서울이고, 케이블 방송도 모두 서울이다.
출세한 사람들을 많이 배출하는 주요대학 모두 서울... 고속도로, 고속철, 철도 대부분의 종착지도 서울... 그러니까 서울이 오야지다.
서울 서울 서울...
그리고 왜 서울만 특별시냐? 왜 서울만 전화코드가 두자리 02냐? 지금이라도 서울특별시를 서울광역시로 바꿔야 한다.
황당한 건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그가 향토학사 없앤 건 인정한다. 하지만 서울특별시를 서울광역시라 바꾸면 안 되나? 왜 서울은 특별해야 하나? Seoul Special Metropolitan이 아니라 Seoul Metropolitan이 맞다.
홍준표 시장이나 김문수 형님에게 묻는다. 제발 양적인 사고 좀 그만 하자. 문제는 서울 중심의 정신문화다. 서울 서울 서울...
한동훈이야 서울 태생이니 서울에 산다고 하지만 경북이 고향인 김문수 형님의 현 주소지는 어디인가?
홍준표 시장은 언제부터 대구에 살고 계시나?
균형발전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말하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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