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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수령액 격차의 시대, 준비한 자만이 누리는 풍요로운 노후 [PB/WM칼럼]
웰스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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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부부가 국민연금으로만 매달 542만원을 수령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 부부는 제도 도입 초기인 1988년부터 장기간 높은 소득 수준에서 보험료를 납부했고, 연금 수령 시점을 5년 뒤로 늦추는 전략까지 취한 결과다. 단순히 ‘운 좋은 사례’가 아니라 국민연금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활용한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회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연금(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합친 ‘3층 연금 보장체계’의 조화로운 운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개인연금은 본인의 선택과 운용 전략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노후설계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개인연금 설계 시 생애주기별 전략 필요

개인연금 전략은 생애주기별로 달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30대는 장기 투자와 복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다, 또한 결혼, 주택에 대한 자금과 자녀 출산·교육 계획 등 재무 설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은퇴자산에 많은 비중을 둘 수 없다. 연금저축펀드는 적은 금액으로 절세와 수익의 효과를 모두 누릴 수 있어 개인연금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상품이다. 펀드 납입액 중 연간 600만원까지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초과분은 과세 없이 중도 인출도 가능하다.

또한 100% 위험자산에 투자 가능해 S&P500 지수형 펀드 등 성장형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비교적 많은 자산을 위험자산으로 배분해도 오랜 적립기간으로 인한 분산투자 효과로 상대적 위험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공격형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물가상승률이나 소득상승률에 맞춰 적립액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장기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40대는 세액공제 한도를 최대한 활용하고 포트폴리오를 균형 있게 구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연금저축에 600만원, 개인형 IRP에 300만원까지 납입하면 연간 최대 900만원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근로소득 5,500만원 이하일 경우 최대 148만 5,000원, 초과 시 118만 8,000원의 환급을 기대할 수 있다.

IRP에 세제한도를 초과해 납입한 금액은 연금수령 시 비과세로 인출되고 세액공제납입액과 수익은 연금소득세(3~5%)가 부과돼 절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IRP는 적립금의 70%까지 위험자산에 투자 가능하고, 나머지는 안전자산으로 분산해야 한다. 본격적인 소득과 자산형성 시기인 만큼 절세와 수익률의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

50대에 들어서면 전략은 안정성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 시기의 투자 손실은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원금보장과 세제 혜택이 있는 연금보험이나 세제비적격 연금이 적합하다. 특히 은퇴 후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료를 낼 경우, 금융소득이 보험료 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자와 배당소득이 연간 1,000만원을 초과하면 보험료가 대폭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과세 시점을 조정할 수 있는 비과세 연금 상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세법상 5년 이상 납입하고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월 1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며, 일시금 수령 시에도 1억원 한도로 비과세가 가능하다. 은퇴자금이 많은 고액자산가라면 과세이연을 통해 이자소득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세제 비적격 연금보험으로 운용해 금융소득종합과세와 건강보험료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연금 투자 지식 부족하거나 관리 어려우면 TDF가 대안

복잡한 포트폴리오 관리가 부담스럽다면 타깃데이트펀드(TDF, Target Date Fund)도 좋은 대안이다.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자동으로 자산배분 비중을 조정해주는 상품이다. TDF의 경우 생애주기에 따라 초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다가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채권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운용되어 투자 지식이 부족한 이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펀드 이름에 붙은 2030, 2040, 2050 등의 숫자는 ‘빈티지’라고 하며 은퇴 목표 연도를 의미하므로, 자신의 은퇴 계획에 맞는 빈티지를 선택하면 된다.

스스로 준비하지 않은 노후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의 몫’이라는 말은 연금에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 내가 가진 퇴직연금은 방치되어 있지는 않은가를 자문해보고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개인연금을 적극 활용해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관리해야 할 때다.

연금 격차가 곧 삶의 격차로 이어지는 시대, 준비하는 자만이 풍요로운 노후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연금은 결국 ‘지금의 나’가 ‘미래의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투자다.
※ 본 기사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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