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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구루’ 버핏 따라하는 ‘알짜주’ ETF 공략
웰스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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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투자 구루(guru)’로 꼽히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선택한 주식들은 ‘초보’ 개인투자자에게 ‘필독 참고서’다. 때문에 워런 버핏의 혜안이 담긴 종목들에 분산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주목할 만하다.

ETF에 어떤 종목 담을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Form 13F(13 Filing)’ 보고서는 개인 투자자가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투자 대가들의 쇼핑 리스트를 보여준다.

1억달러 이상의 미국 주식 자산을 굴리는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매 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 에 보유주식 포트폴리오를 13F를 통해 공시하도록 돼 있다. 실제 주식의 보유 여부 시점에서 시간차가 존재한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저명한 투자 구루들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13F 공시의 유용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2024년 12월 31일 기준 보유지분 톱5 종목은 1위 애플(28.12%), 2위 아메리카 익스프레스(16.84%), 3위 뱅크 오브 아메리카(11.19%), 4위 코카콜라(9.32%), 5위 셰브런(6.43%)으로 집계됐다.

보유 지분 1위인 애플의 경우 버핏이 2024년 1~3분기에 걸쳐 연속적으로 지분을 대량 매각한 바 있다. 4분기 말 기준 애플 보유 주식수가 3억주로 전 분기와 동일함으로써 4분기 들어 매도세가 멈췄다고 할 수 있다. 한 해 동안 대량 매도가 이뤄졌지만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 중 최대 지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버크셔는 2024년 4분기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식 1억 1,745만주가량을 팔았다. 버크셔의 2024년 4분기 말 뱅크 오브 아메리카 보유 주식수는 6억 8,023만주까지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버핏의 일본 종합상사 지분 추가 확대가 주목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2025년 3월 일본 간토재무국에 제출된 대량 보유 보고서 변경 내용에서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일본 종합상사 5곳의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버크셔의 일본 종합상사 5곳 주식 보유 비율은 2023년 6월 대비해서 각각 1%포인트 이상씩 늘었다.

구체적으로, 미쓰이물산은 8.09%에서 9.82%로, 미쓰비시상사는 8.31%에서 9.67%로, 마루베니는 8.3%에서 9.3%로, 스미토모상사는 8.23%에서 9.29%로, 이토추상사는 7.47%에서 8.53%로 지분 비율이 상향됐다.

워런 버핏은 이미 2025년 2월 주주 연례 서한을 통해서 일본 5대 종합상사에 대한 지분 보유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또, 보유 비율을 기존 ‘10% 미만’에서 조금 더 상향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는 지난 2019년 7월에 일본 5대 종합상사에 대한 투자 첫발을 뗐다. 이후 2020년 8월에는 이들 5대 상사에 대해 각각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게 알려져 화제가 됐고,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버핏은 일본 종합상사 지분 확대 이유와 관련해서 각 사 경영진에 대한 신뢰, 주주환원 정책의 적절성, 미국기업 대비 우호적인 경영진 보수 패키지 등 요인을 들었다. 아울러, 일본 증시 저(低)평가, 엔저 효과 등의 요인들도 버핏의 일본 기업 투자의 주요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국에서는 버핏이 직접 투자한 종목에 분산투자를 할 수 있는 ETF도 라인업 돼 있다.

KB자산운용의 ‘RISE 버크셔포트폴리오 TOP10’ ETF는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와, 그가 직접 투자한 주요 기업 1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한다. 이 ETF의 기초지수는 Solactive Berkshire Portfolio Top10 Index이다.

버크셔가 매 분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는 ‘13F 보고서’를 기반으로 종목이 선정되며, 이른바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를 보유한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RISE 버크셔포트폴리오 TOP10’는 ETF 포트폴리오에 버크셔 해서웨이 B주를 27.5% 최대 한도로 편입하고, 이어 버크셔가 투자한 상위 10개 주식종목을 선별해 72.5%를 편입한다. 개별 캡(cap)은 25%다. 마지막으로, 투자포트폴리오 전체 종목 중 10종목으로 비중을 재조정한다.
‘가치투자’는 일관된 투자철학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는 가치투자라는 일관된 투자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버핏의 포트폴리오에 금융, 정유 등 통상적인 가치주만 들어있지 않다. 테크주처럼 성장주도 주도주로 올라와 있다.

또, 성장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주로 발돋움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역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성장주와 가치주라는 대립 구도가 아니라, 우량주 투자로 접근하는 해석이 우세하다.

워럿 버핏은 대중 투자자에게 인덱스 투자를 권장한다. 실제로 버핏은 지난 2013년 아내를 위해 미리 작성한 유언장에서 “남겨진 재산의 10%는 미국 국채 매입에, 나머지 90%는 모두 S&P500지수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워런 버핏과 헤지펀드 운용사(프로테제 파트너스)가 지난 2007년 10년 수익률 경쟁 투자 내기한 결과도 참고할 만하다.

10년이 지난 2017년 성적표를 보면, S&P500지수 인덱스펀드를 무기로 삼은 워런 버핏이 헤지펀드 수익률을 앞질렀다. 비록 일반투자자에게는 ‘마켓 타이밍(timing)’을 잡는 투자를 경계토록 하지만, 버핏의 혜안이 담긴 매매는 주목받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2025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 관세 조치 부과 후 첫 거래일에 미국 증시는 공포의 ‘팔자(sell)’로 하방 압력을 받았는데, 버핏은 선방했다.

지난 4월 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8% 하락한 4만 545.9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84% 떨어진 5,396.52, 나스닥 종합 지수는 5.97% 급락한 1만 6,550.61에 마감했다.

미국 500대 기업을 포함한 S&P500 지수의 경우만 봐도, 이날 시가총액이 2조달러가량이 증발했다. 반면, 같은 날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는 1.4% 떨어지는 데 그쳤다.

관세 조치 직격탄을 맞은 시총 1위의 애플은 같은 날 무려 9.25% 대폭락했다. 애플은 버핏의 포트폴리오 가운데서도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이미 애플 보유 지분을 대폭 줄인 바 있다.

버핏은 최근 몇 분기 동안 주식을 대거 팔며 유동성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저평가된 우량 투자 매물을 탐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버크셔의 2024년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액은 3,342억 달러 규모로, 이는 한화로 490조원 규모에 달한다.

※ 본 기사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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