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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오반 엘리엇, 깔끔하게 패배 인정 "완전 박살났다, 고석현이 더 강했다"
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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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오반 엘리엇(오른쪽)선수와 고석현 선수. / 오반 엘리엇 인스타그램
[마이데일리 = 박찬미 인턴기자] "이건 내가 선택한 냉혹한 세계고, 나는 이 일을 사랑한다." UFC 웰터급의 오반 엘리엇 선수가 데뷔전에서 이변을 일으킨 고석현 선수에게 패한 뒤, 프로다운 패자의 태도로 전 세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2일(한국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홀 vs 라운트리 주니어' 언더카드 마지막 경기에서 오반 엘리엇은 고석현에게 만장일치 판정패(30-27, 30-27, 30-27)를 당했다. 경기 전 3연승을 달리며 기대를 모았던 엘리엇이었지만, 고석현의 압도적인 경기력 앞에 고전하며 UFC 데뷔 첫 패배를 기록했다. 경기 직후, 그는 자신의 SNS에 직접 촬영한 영상을 올려, 솔직하고도 씁쓸한 심정을 털어놨다.
오반 엘리엇이 고석현과 치른 경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오반 엘리엇 인스타그램
"오늘 밤, 완전히 털렸다. 이보다 더 잘 준비할 순 없었다. 하지만 그는 더 나은 선수였고, 나는 그걸 인정한다."라고 말하며, 경기 내내 강력한 타격과 압박에 고전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그(고석현)는 나를 완전히 제쳤다. 아프지만 남자답게 100% 받아들이겠다."라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경기 내내 강력한 타격과 레슬링 압박에 밀리며 뚜렷한 반격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패배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상대에 대한 존중을 표한 그의 태도는 팬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고석현 축하한다. 당신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했다. 승리는 전적으로 당신의 것이다. 정말 훌륭했다"라며 승자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전했다.
오반 엘리엇이 패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 오반 엘리엇 인스타그램
그러나 그의 태도는 영상에서 끝나지 않았다. 엘리엇은 이어진 게시글에서도 패배의 의미와 파이터의 자세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우리가 승리하고 기뻐할 때마다, 다른 상대 선수들과 그들의 가족, 팀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생각하게 된다. 이제는 우리가 다시 생각하고, 다시 싸워야 할 때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또한 자신이 몸담은 종합격투기 세계에 대한 애정과 함께, 쏟아지는 반응을 수용하는 성숙한 자세도 드러냈다. "이기고 나서 받는 모든 사랑을 감사히 여겼던 것처럼, 패배 후 쏟아지는 증오도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이건 내가 선택한 냉혹한 세계이고, 나는 이 일을 사랑합니다"라고 전하며, "그래서 항상 겸손해야 한다. '하이프'는 절대 나를 흔들지 못한다. 그렇기에 당신들의 '증오'도 내 마음을 흔들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엘리엇은 끝으로 팬들을 향해 "지금은 너무 아프지만, 반드시 돌아오겠다. 모두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다음번엔 꼭 이기겠다."라고 말하며 각오를 드러냈다.

엘리엇은 UFC에서 3연승을 달리던 떠오르는 웰터급 유망주로 떠오르던 선수였다. 많은 종합격투기(MMA) 전문가들이 그를 이번 경기의 유력한 승자로 꼽았지만, 고석현은 강한 레슬링과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판도를 뒤집었다. 이번 패배는 엘리엇에게 분명 쓰라린 결과였지만, 그가 보여준 패배 속 품격, 승자에 대한 존중,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태도는 경기 내용 그 이상으로 깊은 울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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