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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EU에 “최저 관세율 15~20%”… 협상 결렬 땐 30% 강수 예고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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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상에서 EU산 제품에 대해 15~20% 수준의 최저 관세율을 적용하겠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EU가 기대해 온 10% 수준의 임시 관세 유지 방침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EU에 15~20%의 상호관세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 협상에 돌입해 일부 국가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입품에 대해 90일간 임시로 10%의 관세를 부과해왔다. EU는 이를 공식 관세율로 유지하자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더 높은 기준선을 고집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EU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동차 부문에 대해선 관세율 25%를 고수하고 있다. EU는 자동차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를 요청했지만 미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EU의 무역·경제안보 담당인 마로시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협상을 벌인 뒤 각국 대사들에게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FT에 따르면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설령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미국이 EU산 제품에 매길 관세는 임시 세율인 10%를 초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 1일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EU 상품에 최대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EU는 보복조치를 공언했지만 실제 대응 여부를 두고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10%를 넘는 관세를 부과해도 EU가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15~20%의 관세도 수용 불가하며 강경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미국 측은 분야별 관세 인하에 여전히 부정적”이라며 “우리가 부문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결론나지 않았다. 유럽은 이를 지지하지만 미국은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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