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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사원증 받은 오요안나 기상캐스터…허리 숙인 MBC 사장 “진심으로 사과”
미디어오늘
MBC와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유족의 합의문 조인식과 대국민 기자회견이 15일 서울 상암동 MBC 본사 1층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렸다. 방송 비정규직 노동 관련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취재진이 몰려 회견장은 사진과 영상 카메라 취재진으로 찼다.
앞서 MBC와 오요안나 캐스터 유가족 측(엔딩크레딧, 직장갑질119, 유족)은 지난 5일 고인에 대한 사과, 재발방지 대책과 제도개선 방안 약속, 명예사원증 수여 등을 담은 잠정합의문에 서명했다. 고인의 2주기인 내년 9월15일까지 추모 상설 공간을 MBC 본사 내에 마련한다는 내용도 합의문에 담겼다.
MBC는 합의문에 기존 기상캐스터 직무를 폐지하고 정규직 직무인 기상기후 전문가로 전환하기로 했다. 유족이 요구해왔던 기존 기상캐스터 정규직 전환엔 MBC가 끝내 수용하지 않으면서 타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교섭위원 설명에 따르면 양측은 기상캐스터 직무 폐지가 기존 기상캐스터들의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막는 취지로, 이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부속합의문을 작성했다.


안 사장은 “MBC는 지난 4월 상생협력담당관 직제를 신설해 프리랜서를 비롯해 MBC에서 일하는 모든 분의 고충과 갈등 문제를 전담할 창구를 마련했고,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대우 등의 비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수시로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MBC와 오요안나 유족, 연대 단체들은 앞서 안 사장이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재발방지책 및 제도개선안’을 내놓고 약속하기로 잠정합의했는데, 안 사장 발언은 기존에 시행한 제도로 이를 갈음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안 사장은 “오늘의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라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어머니 장씨는 “우리 딸의 억울한 죽음 이후 힘든 투쟁을 거치면서 얻어낸 이 결론이 또다시 알멩이 없는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며 “회사가 협상 과정에서 발표한 ‘기상기후 전문가 제도 도입과 기상캐스터 프리랜서 폐지’ 안이 앞으로 어떻게 실현되는지 꼭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는 “저 혼자라면 절대 시작할 수도 없는 싸움이었다. 평생 ‘노동’이라는 두 글자는 입에 올려본 적도 없는 제가 농성장 오는 분들에게 어느새 자연스럽게 ‘동지’라는 호칭을 쓰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오늘 회사가 약속한 ‘재발방지 대책과 제도 개선 약속’은 그 무게가 매우 무겁고 방송사 전체에 미칠 영향이 정말 크다. 무엇보다 새 제도 도입으로 기존 기상 캐스터들이 갑자기 일자리를 빼앗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기존에 MBC가 밝힌 정규직 기상기후 전문가 채용방침인 5년 이상 근무, 전공자 등 요건에 기존 기상캐스터는 지원 자격이 되지 않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박 본부장은 “특별히 다른 분들과 불이익이 없는 만큼 별도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질의응답 중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이자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활동가인 이용관 씨와 방송스태프인 ‘스튜디오 알’ 활동가 등 유족 측 참석자들 질문이 잇따르기도 했다. 이에 사측은 ‘(취재진 아닌) 유족 측 구성원으로 와서 질의응답이 맞는지’라고 반문하며 답하는 등 현장엔 긴장된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안 사장이 이날 발표한 재발방지책 약속 내용에 아쉬움을 표하는 발언도 나왔다. 유족 측 교섭위원장이었던 김유경 노무사는 협상에서 강조할 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가장 중요한 내용은 합의문에 담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합의문에 안 사장 님께서 대국민 기자회견 자리에서 재발방지 대책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해 발표한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이지 않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