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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엔 차라리 미역보다 낫다…먹을수록 속이 편해지는 '이 음식'
위키트리매생이는 남녘 바닷가에서 한겨울에만 채취되는 귀한 해조류다. 가느다란 실처럼 부드럽고 매끄러운 식감 덕분에 ‘생생한 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얇은 잎 사이로 바다가 그대로 스며 있어 향이 깊고, 무엇보다 겨울철에 영양가가 절정에 이른다는 점이 특징이다. 수온이 차가울수록 매생이는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서 미네랄과 아미노산이 더욱 농축된다. 그래서 같은 양을 먹어도 여름철 해조류보다 영양 밀도가 높다.

많은 해조류 중에서도 매생이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식이섬유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매생이는 미역보다 점성이 훨씬 풍부한데, 이 점성이 바로 면역력과 장 건강에 관여하는 수용성 식이섬유다. 미역도 건강식이지만 섬유질 구조가 거칠어 위가 예민한 사람에게는 더부룩함을 줄 수 있다. 반면 매생이는 부드럽게 풀어져 장내에서 수분을 머금고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점성이 높아 위벽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위산이 예민하게 올라오는 사람의 속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겨울철 과식하거나 맵고 짠 음식이 늘어 속쓰림이 잦을 때 매생이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생이를 가장 맛있고 부담 없이 즐기는 방법은 굴과 함께 끓이는 매생이굴국이다. 두 식재료는 제철이 같아 궁합이 뛰어날 뿐 아니라 부족한 영양까지 채워줘 겨울철 완벽한 한 그릇으로 손꼽힌다. 우선 굴은 흐르는 물에 살살 흔들어 씻고, 매생이는 찬물에서 가볍게 흔들어 바닷가루만 제거한다. 매생이는 너무 오래 씻으면 향이 빠지니 손질 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매생이는 마지막 단계에서 넣는다. 펄펄 끓는 국물에 매생이를 일찍 넣으면 풀어지면서 국물이 탁해지고 특유의 고운 식감이 사라진다. 뚝배기나 냄비의 불을 줄이고 살짝만 넣어 젓가락으로 가볍게 풀어주면 금세 녹아든다. 매생이는 단 몇 초만 익혀도 충분하므로 은근한 열로 숨만 죽이면 가장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난다. 간은 소금으로 최소한만 맞추고, 마지막에 후추를 약간 올리면 바다 향과 굴의 고소함이 함께 살아난다.
완성된 매생이굴국은 숟가락을 대는 순간부터 겨울 제철 음식의 의미를 실감하게 한다. 매생이는 실처럼 부드럽지만 흐트러지지 않아 식감이 정돈되고, 굴은 탱글하게 익어 바다향이 깊다. 뜨끈한 국물이 속을 편안하게 덮어주어 과식이 잦은 연말이나 속이 자주 쓰린 사람에게도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간단한 조리 과정으로 큰 영양을 얻을 수 있어 늦은 밤에도 편안히 먹을 수 있는 겨울철 대표 보양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