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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서 떼죽음 발견…100마리 죽은 채로 쏟아져 난리 난 '귀한 생명체'
위키트리
상황은 하루 만에 더 심각해졌다. 다음 날에는 하천 일대 약 3㎞ 구간에서 물고기 사체 300여 마리가 추가로 떠오르며 폐사 규모가 크게 늘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하천 전체가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강화군에서는 이미 지난 7월에도 다송천 일대에서 유사한 집단 폐사 사례가 발생했다. 당시 조사 결과 중금속이나 특정 오염물질은 확인되지 않았고, 폭염으로 인한 수온 상승과 수중 산소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번 폐사 역시 고온과 수질 변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강화군은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과 사설 검사기관 등 두 곳에 수질 성분 분석과 어류 사체 검사를 의뢰했다. 중금속, 유기오염물질, 용존산소량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자연적 요인인지 인위적 오염인지 가릴 방침이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폐사한 어종이 잉어와 붕어라는 점 때문이다. 잉어와 붕어는 한국 담수 생태계에서 잡식성 중간 소비자로, 먹이사슬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한다. 수서곤충과 저서무척추동물, 작은 물고기, 수초와 조류 등을 두루 먹으며 하천과 저수지에서 하층 생물량을 조절한다.
동시에 잉어와 붕어는 쏘가리나 뱀장어 같은 상위 포식 어류의 주요 먹이가 된다. 이들 개체 수가 급감하면 상위 포식자 역시 먹이 부족에 직면해 내수면 생태계 전반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 단순히 물고기 몇 종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먹이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강화군은 단기 대응과 함께 환경 개선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목숙천과 다송천 일대 약 2.3㎞ 구간에 쌓인 오염 퇴적토를 제거하고 황토를 다시 깔아 하천 자정 능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는 수질 안정과 미생물 활동 회복을 목표로 한 조치다.
강화군 관계자는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며 “불법적인 오염물질 배출 정황이 확인될 경우 행정 처분과 함께 사법기관 고발 조치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잉어와 붕어처럼 비교적 환경 변화에 강한 어종까지 집단 폐사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일시적 사고를 넘어 하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강화도 내 하천 관리 방식과 상시 수질 모니터링 필요성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