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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높이의 변수…한국 축구, 고지대 월드컵서 손흥민 감아차기도 시험대
포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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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이 예상치 못한 환경적 도전에 직면했다.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르게 되면서 이동 부담은 줄었지만, 대신 고지대라는 변수와 정면으로 마주하게 됐다. 특히 두 경기가 해발 1천500m가 넘는 지역에서 열려 경기력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차례로 상대한다. 이 가운데 1차전과 2차전은 해발 1천571m에 위치한 과달라하라에서 열린다. 이는 태백산과 거의 비슷한 높이로, 서울월드컵경기장과 비교하면 고도 차가 극명하다.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몬테레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고도지만, 앞선 두 경기가 대회의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고지대에서는 공기의 특성이 달라진다. 공기 밀도가 낮아지면서 공에 작용하는 저항이 줄어들고, 패스와 슈팅은 평지보다 더 빠르고 멀리 뻗는다. 그만큼 힘 조절과 정확도가 어려워진다. 회전에 의해 궤적이 크게 달라지는 감아차기나 중거리 슈팅은 특히 예측이 까다롭다. 손흥민의 대표적인 무기인 감아차기 슈팅 역시 평소와는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체력 부담도 중요한 변수다. 고도가 높을수록 산소 농도가 낮아져 같은 움직임에도 호흡과 심박수가 더 빠르게 올라간다. 스프린트와 압박을 반복해야 하는 경기에서 체력 소모가 커질 수밖에 없고, 후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고지대에 대한 사전 적응 훈련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표팀 역시 이 문제를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조 추첨 이후 멕시코 현지를 직접 방문해 베이스캠프 후보지를 점검했고, 단순한 경험이 아닌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상대 전력 못지않게 환경 적응이 중요해진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태백산급 고지대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어떻게 넘을지 주목된다.

사진 =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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