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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쏘카·눔이 주목한 'AI 비서'…센드버드, 차세대 CX 플랫폼 'Delight.ai' 공개
스타트업엔
17일 서울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 글로벌 AI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센드버드가 개최한 ‘스파크 코리아 2025(Spark Korea 2025)’ 현장은 생성형 AI가 바꿔놓을 고객 경험(CX)의 미래를 확인하려는 업계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이날 행사의 화두는 단연 '챗봇의 진화'였다. 센드버드는 기존의 수동적인 응답 시스템을 넘어, 고객의 의도를 기억하고 먼저 제안하는 'AI 컨시어지'를 새로운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키노트에서 현재 기업들이 겪고 있는 'AI 도입의 딜레마'를 꼬집었다. 생성형 AI 붐 이후 수많은 기업이 챗봇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고객들은 기계적인 답변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 해결책으로 브랜드 맞춤형 AI 컨시어지인 ‘Delight.ai(딜라이트 AI)’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Delight.ai의 핵심 경쟁력은 '기억(Memory)'과 '능동성'이다. 과거 챗봇이 매번 대화가 끊길 때마다 고객 정보를 잊어버렸다면, Delight.ai는 고객의 선호도와 지난 대화의 맥락을 기억한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지난번에 보셨던 그 상품, 지금 할인 중인데 안내해 드릴까요?"라고 먼저 말을 건네는 식이다.
이상희 센드버드코리아 대표가 진행한 라이브 데모는 이러한 특징을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가상의 온라인 쇼핑몰 환경에서 AI는 고객의 쇼핑 패턴을 분석해 개인화된 대화(FYC)를 이끌어냈고, 앱과 웹을 오가는 상황에서도 대화가 끊기지 않는 '옴니프레젠트(Omnipresent) AI' 기능을 시연해 참관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날 행사가 단순한 신제품 발표회를 넘어선 배경에는 다양한 산업군을 대표하는 리더들의 '현장 목소리'가 있었다. 맥킨지(McKinsey)는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이 단순 자동화를 넘어 '에이전트 기반'의 고객 경험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거시적 트렌드를 분석했다.
실제 적용 사례 발표에서는 구체적인 성과들이 쏟아졌다. 김슬아 컬리 대표와 정세주 눔(Noom) 의장은 각 사가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며 겪었던 시행착오와 해결 과제를 가감 없이 공유했다. 특히 쏘카는 차량 예약부터 배차, 고객 지원에 이르는 모빌리티 전 영역에 AI를 적용한 사례를 소개하며, 복잡한 서비스 구조 속에서도 AI가 어떻게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증명했다.
이 외에도 트웰브랩스(비디오 이해 AI), 마크비전(위조품 탐지), AWS(리테일 적용) 등 각 분야 전문 기업들이 참여해 AI 기술이 실제 비즈니스 가치를 어떻게 창출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했다.
행사 말미에 진행된 ‘센드버드팀에게 묻다’ 세션은 맹목적인 'AI 만능주의'를 경계하는 현실적인 조언들로 채워졌다. 참가 기업 실무진들의 질문에 센드버드 제품팀은 AI 도입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솔루션을 붙이는 것을 넘어, '액션북' 설계와 정교한 데이터 구조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AI 엔진이라도 기업 내부의 데이터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센드버드의 이번 전략을 두고 "메신저 API 기업에서 AI 에이전트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고도화된 AI 컨시어지 서비스가 실제 다양한 기업 환경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커스터마이징 될 수 있을지는 향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김동신 대표는 "AI 에이전트 시대의 브랜드 경쟁력은 고객의 의도를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느냐에 달려있다"며 "Delight.ai를 통해 기업들이 고객 경험을 완전히 새롭게 재설계할 수 있도록 기술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