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6 읽음
'신생아 유기' 20대 베트남 유학생과 도와준 친구, 구속 갈림길
위키트리
A 씨는 지난 14일 오후 6시 30분쯤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인근 건물에서 아기를 유기한 혐의(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살해)를 받는다. 현장에서 A 씨의 출산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B 씨도 같은 혐의를 적용받았다.
경찰은 당시 “종이봉투에 신생아가 버려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아기는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전날 이른 오후 캠퍼스 내 기숙사 화장실에서 출산한 뒤, 체포 직후 근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아기 시신을 부검해 분석 중이다.
전날 오후 체감온도는 영하 3도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되며, 신생아가 맨몸으로 한파 속에 방치됐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지난 15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두 사람은 동국대에 어학연수를 온 유학생들로 알려졌다.
세계일보는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유입이 늘면서 이들의 출산 비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영아 유기 사건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대전 서구에서는 출산 6시간 만에 신생아를 보육원에 유기한 베트남 국적 유학생이 입건됐고, 지난해 경기 의정부시에서는 지하상가 화장실에 갓난아기를 유기한 베트남 국적 유학생이 검찰에 구속 송치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갑작스러운 출산으로 아이를 키울 여력이 없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임신·출산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창구가 충분히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학과 지자체, 보건·복지기관이 유학생 대상 다국어 상담, 의료·돌봄 연계, 임신·출산 관련 정보 제공을 상시화하고, 긴급 보호·상담 체계를 실제로 접근 가능한 형태로 안내하는 등 ‘위기 임신’ 단계에서부터 고립을 막는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