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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리스크' 안고 출항 '흑백요리사2'...화력은 상승
맥스무비
공정한 경합을 이끄는 심사위원의 책임을 맡은 외식 사업가 백종원을 둘러싼 여론이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지난 16일 공개한 1~3회는 전문성 짙은 요리와 치열한 경쟁의 구도에 집중한 내용으로 채워졌다.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백종원 리스크'를 경계하면서도 요리 자체에 주력한 구성으로 눈길을 붙잡았다.
'흑백요리사'는 오직 맛으로 승부하는 재야의 고수인 '흑수저' 셰프들과 최고의 자리를 지키려는 '백수저' 스타 셰프들의 대결을 그린 요리 서바이벌이다. 지난해 9월 공개한 시즌1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1년 만에 시즌2로 돌아왔다. 1편에 이어 백종원과 국내 유일의 미쉐린 3스타 안성재 셰프가 심사원으로 나섰다.
1~3회를 공개한 다음 날인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흑백요리사2' 기자간담회에서 김학민 PD는 "시즌1이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아서 무게감이 느껴졌다"며 "고민하고 회의를 거듭한 끝에 변화를 위한 변화는 프로그램의 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
시즌1에서 사랑받았던 요소는 보완하고 아쉬웠던 부분은 과감히 대체해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집중
했다"고 강조했다.
'흑백요리사' 시즌1은 한국 예능프로그램으로는 처음 3주 연속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하면서 전 세계에 K푸드 열풍을 일으켰다. 방송가를 넘어 요식업계 전반을 들썩이게 할 만큼 다양한 화제를 만들어낸 성공작이다.
제작진은 시즌2에서 더욱 화려한 출연진으로 백수저 셰프들을 구성했다. 미쉐린 2스타 이준을 비롯해 한식과 양식 각각 미쉐린 1스타를 보유한 손종원, 사찰음식 명장 선재스님, 중식 대가 후덕죽, 스타 셰프 정호영·샘킴·레이먼킴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이들이 대거 출연한다.
김은지 PD는 화려한 출진에 대해 "시즌1이 모두에게 용기를 준 것 같다"며 "시즌1의 출연을 거절했던 셰프님들이 지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시즌1 당시에는 용기가 없어서 후덕죽 셰프님과 선재스님께 출연을 제안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선뜻 수락해 줘서 놀랐다"며 "100명의 출연자가 완성됐을 때 빨리 자랑하고 싶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 백종원 논란..."신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여"
다만 '흑백요리사2'는 심사위원인 백종원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백종원을 둘러싼 여론은 시즌1 때와 확연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백종원이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빽햄'의 품질 지적부터 농지법 위반 의혹과 자사 제품의 원산지 표기 오류, 내부 운영 문제, 농약 분무기 사용 등으로 각종 논란에 휘말렸다. 또한 백종원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대한 부실 관리 논란 속에서 가맹점주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 5월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학민 PD는 "
시청자들이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피드백을 주고 있고 신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고 밝힌 뒤 말을 아꼈다. 앞으로 제작되는 후속 시리즈에도 백종원이 출연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제 시즌2가 막 공개된 시점이라 시즌3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다만 시청자가 어떤 반응을 주는지 눈과 귀를 열고 받아들이고 있다. 의견들을 유념해 다음 단계를 준비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백종원은 가맹점주들과 갈등이 한창일 때 '흑백요리사2' 촬영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가진 심사위원인 만큼 그를 둘러싼 논란이 순위를 정하는 프로그램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시청자들의 초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이를 의식한듯 백종원은 프로그램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제작진 역시 프로그램을 알리는 각종 사진과 영상 자료에서 백종원의 모습을 철저하게 감추고 있다.
● 스타 셰프 탄생 예감
백종원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을 제외한다면 '흑백요리사2'는 여전히 오감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대결로 출발했다.
1~3회에서 강력한 흑수저 셰프 80명이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선보이는 1라운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공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히든 백수저' 2명은 시즌1 출연자였던 최강록과 김도윤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18명의 백수저 셰프들과 달리 흑수저 셰프들처럼 1라운드에 나섰고, 백종원과 안성재 두 심사위원의 평가를 모두 받아야 하는 강화된 룰이 적용됐다. 재도전에 나선 두 셰프는 더욱 치열하게 요리를 준비했고, 그 결과 최강록이 2라운드에 진출하며 흑수저 19명과 백수저 19인명의 1대1대결이 성사됐다.
요리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흑수저 셰프들의 사연
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픈 아들을 위해 요리를 잠시 내려놨던 프렌치 파파, 1라운드 통과 후 눈물을 흘린 술 빚는 윤주모, 희귀성 난치병을 이겨낸 무쇠팔, 토끼 요리로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한 삐딱한 천재를 비롯해 4평 외톨이, 아기맹수, 요리괴물 등 개성 강한 참가자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스타 셰프 탄생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2라운드인 '1:1 흑백대전'은 심사위원이 눈을 가린 블라인드 심사로 진행돼 공정성과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첫 대결에서는 손종원은 파인 다이닝 흑수저 세프 '쓰리스타 킬러'와 원주 한우 우설을 주제로 맞붙어 승리를 거뒀다. 이어 선재스님이 가평 잣을 활용한 요리로 흑셰프 셰프 '뉴욕에 간 돼지곰탕'과 맞대결을 펼쳤으며 그 결과는 오는 23일 방송하는 4회에서 공개된다. 김학민 PD는 "기대하는 도파만이 점차적으로 배치돼 있다"며 "그걸 찾아가는 재미가 분명히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