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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도 5위’ 혜화역 출근길 숨통… 전장연, 탑승 시위 일시 중단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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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오는 6월 열리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때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탑승 시위가 가장 잦았던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이용객들의 출근길 불편이 당분간 줄어들 전망이다.

전장연은 7일 혜화역 플랫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때까지 탑승 시위를 유보하기로 했다.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서울시장 후보들과 간담회를 제안하면서 탑승 시위를 잠정 중단해달라고 했는데, 전장연이 이를 수용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2021년 12월 3일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주장하며 서울 지하철역 곳곳에서 탑승 시위와 선전전 등을 벌였다. 전장연 사무실과 인접한 혜화역에서 시위가 가장 빈번했다.

전장연은 지난해 혜화역에서만 선전전과 ‘포체투지(匍體投地·기어가는 오체투지)’, 탑승 시위를 180일 넘게 벌였다. 이로 인해 혜화역은 운행 지연이 잦았고, 지하철이 역을 지나치는 무정차 통과 사례도 나왔다.

출근 시간대 혜화역은 지하철 내 승객이 얼마나 붐비는지를 의미하는 혼잡도도 높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혜화역 하행선(오이도 방면) 기준 혼잡도가 평일 오전 8시부터 8시 30분까지 112.6%,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139.2%였다.

특히 서울 지하철 1~8호선 가운데 혜화역 하행선의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까지 혼잡도는 사당, 방배, 동대문, 한성대입구에 이어 5번째로 높았다.

지하철 혼잡도는 좌석만 모두 찼을 때가 34%다. 130%를 넘어서면 지하철 내 통로까지 승객으로 차 이동이 어려운 수준을 의미한다.

출근 시간대 불편을 겪었던 혜화역 이용자들은 전장연의 시위 유보 결정을 환영했다. 직장인 박모(40)씨는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 이동권이 중요하다는 점은 알지만, 시위가 너무 오랜 기간 이어져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탑승 시위 유보로) 일부러 집에서 일찍 나설 부담이 줄어들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장연이 시위를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직장인 정모(34)씨는 “완전히 중단한 것이 아니라 지방선거 때까지 미루기로 했을 뿐이어서, 마음을 놓지는 못하겠다”고 했다.

전장연은 오는 9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과 만나 장애인 이동권 확충, 서울시 권리 중심 공공 일자리 노동자 해고 철회 등 주장해 온 내용을 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책 협약 내용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부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지방선거 후 지하철 행동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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