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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없이 혈연에 기댄 2세 승계
데일리임팩트
티앤엘 창업주 최윤소 대표의 자식 사랑은 각별하다. 그중에서도 장남인 최현준 상무를 향한 신뢰와 지원이 두드러진다. 인사·보상·지분 전반에 거쳐 장남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어서다. 실제 최 상무는 입사 후 불과 6~7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하고 자사주 상여금과 대규모 지분 증여를 통해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다만 승계 속도에 비해 경영 역량에 대한 검증이 충분했는지를 두고 회사 안팎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티앤엘은 지난 2일 최 대표의 장남 최 상무와 차남 최우준 이사를 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두 사람은 각각 1988년생과 1992년생으로, 입사 이후 6~7년 만에 나란히 임원직에 올랐다. 오너 자녀의 경영 참여 자체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비교적 짧은 재직 기간과 젊은 나이에 임원으로 발탁된 점을 두고 경영 성과보다 혈연이 인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러한 의구심은 지분 이동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최 상무는 임원 선임에 앞서 상여금으로 자사주 2520주와 부친으로부터 주식 85만주를 증여받았다. 0%대에 머물렀던 최 상무의 지분율이 11.23%로 급등하며 2대 주주로 등극했다. 같은 시기에 임원으로 승진한 차남에게는 자사주 상여금과 지분 증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 상무가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승계 구도가 가시화되면서 오너 2세를 둘러싼 특혜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티앤엘은 지난해 12월 23일 임직원 4인에게 상여금을 자사주로 지급했다. 이중 최 상무가 가장 많은 2520주를 받았다. 이는 김강용 전무(1680주), 편도기 전무(1460주), 윤형순 이사(1210주)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보상의 형평성이다. 편 전무와 윤 이사는 연구개발 조직을 20년 넘게 이끌며 회사의 기술 경쟁력과 성장을 뒷받침해온 주역이다. 김 전무 역시 오랜 기간 관리총괄을 맡아 회사 운영 전반을 책임져 왔다. 반면 최 상무의 경우 구체적인 경영 성과나 역할이 무엇인지 외부에 명확히 드러난 바는 없다. 수십년간 성과를 축적해온 핵심 임원들보다 더 많은 과실을 최 상무가 떠안은 셈이다. 그럼에도 티앤엘이 어떤 성과를 근거로 초고속 승진과 차별적인 보상이 이뤄졌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 보니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티앤엘 관계자는 "두 아들 모두 평사원으로 입사해 6~7년간 근무했고, 그에 따른 성과를 인정받아 승진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성과나 승진 배경은) 외부에 공식적으로 밝힐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