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6 읽음
당에서도 아웃, 지방선거도 안갯속…‘고립무원’ 한동훈, 돌파구 있나
투데이신문
0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당내 제명 조치 이후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위축되며 사실상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 당권파인 장동혁 대표 체제가 당 장악력을 높여가는 가운데 친한계는 결집의 구심점을 잃고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제명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등 별도의 대응에 나서지 않은 가운데, 지방선거까지 4개월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신당 창당이나 무소속 출마 모두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무대가 당분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둘러싼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기류는 제명 이후 당내 상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이후 당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오히려 계파 갈등이 전면에 노출됐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한 전 대표 제명을 둘러싸고 누적돼 온 갈등이 한꺼번에 분출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원외 최고위원의 의총 참석 권한을 두고 당권파와 친한계 의원들 사이에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등 날선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로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의총에서는 20여 명의 의원과 최고위원들이 발언에 나섰지만 이견만 확인했을 뿐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결국 장동혁 대표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태’를 경찰 수사에 맡기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타협보다는 정면 대응을 택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충돌을 계기로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가 장동혁 대표 체제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의 축출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다만 여론의 흐름은 단순하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 전 대표 제명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는 한 전 대표 제명이 적절했다는 응답이 48%에 달했고 스스로를 ‘매우 보수적’이라고 밝힌 응답층에서는 그 비율이 62%까지 올라갔다.

이를 종합하면 제명 조치가 중도층과 외연 확장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반면 핵심 지지층 결속에는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지도부가 제명 결정을 되돌리거나 재논의할 정치적 명분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다시 돌아오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재기를 위한 돌파구는 현재로서는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동혁 대표의 단식 국면 당시 한 전 대표가 보수 결집의 상징적 장면에 함께하지 않은 점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는다. 단식 현장을 찾거나 제명 결정에 대해 재심 요구, 공개 항의 등 정치적 행동에 나섰다면 보수 진영 내 영향력을 일정 부분 유지할 여지가 있었지만 그러한 움직임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한 전 대표가 보여줄 수 있는 정치적 존재감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더 나아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전 대표가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의회에 들어가야만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밖에서 자유롭게 기존 정당들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짚고 국민에게 호소하는 방식이 향후 정치 일정을 이끄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현재 한 전 대표는 정치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최근 토크콘서트 등 장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정치적 메시지 발신보다는 지지층 관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결국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현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에야 비로소 발언 공간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 전까지는 능동적 행보보다는 수동적 국면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현재로서는 한동훈 전 대표에게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존 정치 문법으로는 더 이상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한 뒤 새로운 정치 전략을 구사했어야 했지만 그 전환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최 평론가는 “재기를 위해서는 선거를 통한 명확한 성과가 필요하지만 보궐선거든 지방선거든 현재 조건에서는 현실성이 낮다”며 “결국 시간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