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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순방 직후 국무회의...중동 위기 대응 본격화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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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5일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방문한 뒤 첫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미국의 이란 침공 직후에 순방이 시작됐기 때문에 이날 국무회의는 개전 후 국정 전반에 대한 광범위한 점검이 이뤄져 주목을 끌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 ‘최고가격’ 지정을 포함한 전방위 위기 대응책을 지시했다. 이날 국무회의 분위기도 평소보다 긴장감이 감돌았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는 엄중한 상황 인식 아래 예상 가능한 모든 문제에 대해 신속한 대책을 세밀히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과 대한민국의 저력으로 지금의 혼란도 큰 무리 없이 이겨내고, 오히려 좋은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중동 지역 위기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경제·안보 환경이 많이 악화되고 있다”며 “세계 각국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 에너지 수급, 수출입 불안으로 경제 산업과 경제 전반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식·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하며 “자본시장 불안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100조 원 규모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절하고 신속하게 집행·관리하라”고 지시했다.

가짜뉴스와 시세 교란에 대한 무관용 방침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이럴 때 기승을 부리는 게 가짜뉴스”라며 “시세교란 같은 범죄행위도 철저히 차단하고, 국민경제의 혼란을 조장해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동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해운업 등 실물경제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에 대해선 “이번 상황에 직접 영향을 받는 만큼 신속하고 폭넓은 정책 금융 지원을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정세가 상당히 불안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이보다 더한 고비도 슬기롭게 해쳐온 저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원유 가격 상승 가능성과 관련해 석유류 ‘최고가격 지정’ 검토를 참모들에게 지시하며 민생 가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사실 유류 공급에 관해서는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주유소 휘발유 가격, 유류 가격이 폭등했다고 한다”며 “아침, 점심, 저녁 가격이 다르고,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리는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상황을 이용해 돈을 좀 벌겠다고 혼란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 같다”며 “오를 거라고 예상된다고 갑자기 소비 가격 자체가 폭등하는 건 국민이 겪는 국가적 어려움을 이용해 자기 이익만 보겠다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역별로, 유류 종별로 현실적인 최고 가격을 신속하게 지정하라”며 “법에 있는 제도를 활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제지하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석유사업법 23조 1항을 근거로 최고가격제를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 조항은 “석유 가격이 현저하게 등락할 우려가 있는 경우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 석유판매가격의 최고액 또는 최저액을 지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정부가 필요시 유류 가격 상한선을 설정해 ‘바가지’와 폭리를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현재 상태로 할 수 있는 건 최고가격 지정을 빨리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예외적 상황이니까 최고가격을 지역별, 유류종별로 현실적인 수준으로 신속하게 지정하라. 너무 망설이지 말라”고 독려했다. 또 “손해 보게 할 일은 아니지만 부당 이익은 취하지 않도록 하라”며 “매점매석이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는 강력히 단속하고 단호히 대응하라”고 거듭 지시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회의에서 “최고가격 지정을 검토하는 한편 매점매석이 일어난다면 시정 조치 또는 형사 처벌까지도 가능하다”며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행정조치를 통해 위기 상황을 이용해 부당하게 돈을 버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에 거주하거나 체류 중인 국민의 안전 문제도 주요 의제였다. 이 대통령은 “관계 당국은 주재원·출장자·유학생·여행객 등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을 빠짐없이 파악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철수 대책을 이중, 삼중으로 치밀하게 준비하라”며 “필요한 경우 우방국들과 공조해 군용기와 전세기, 육로 교통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신속하고 안전한 철수 계획을 수립·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는 최근 코스피 급락을 두고 “주식시장은 공포와 욕망을 누가 잘 이겨내느냐로 결판난다고 하지 않느냐”며 “냉정하게, 객관적 평가에 따라 판단하면 진폭이 있긴 하지만 결국은 실체에 수렴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 시장이 너무 계속 상승만 했다. 조정을 해가면서 가야 탄탄해지는데 조정 없이 일방적으로 2배 넘게 상승한 바람에 불안정한 측면이 있었다”며 “자빠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번에 단단하게 다져지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준비 중인 ‘100조 원 플러스 알파’ 시장 안정 기금에 대해선 “아주 잘하신 것 같다”고 치하하면서도 “혹시라도 주가를 직접 떠받치겠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일시적으로 비정상이 발생할 때 그걸 교정하기 위한 것이지, 억지로 가격을 지지하려는 건 아니다. 주식 가격을 떠받치기 위해 어거지로 사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해 종합적인 장·단기 대응 전략을 물 샐 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은 정부를 믿고 차분히 일상을 이어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이란 전쟁 장기화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에서 유류 최고가격제 카드와 100조 시장 안정 프로그램, 재외국민 철수 준비까지 동시에 꺼내며 국정 전반을 ‘위기 관리 모드’로 조기 전환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미국 이란 전쟁이 민생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중점적인 관심을 보였다. 국제 유가 급등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준 전시 상태에 해당하는 비상 체제를 유지해야 민생경제에 미칠 타격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위기 국면에서 정부 역할을 전면에 세우는 방식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민생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동시에 이란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과 호르무즈 봉쇄가 국내 원유 수급과 물가, 수출입 전반에 미칠 충격을 의식해 개전 초기 단계부터 국정을 다잡고 ‘장기전 모드’로 전환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단기 충격으로만 관리하기보다는 경제 체질 개선과 민생 보호, 재외국민 안전 시스템까지 총괄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이재명 대통령의 위기관리 리더십도 본격적인 시험 무대에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청와대도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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