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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양조, 진보 성향 박구용 교수 사외이사 선임
시사위크
전남·광주 지역에 기반을 둔 향토 중견 주류기업 보해양조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박구용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유튜브 방송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등 진보 진영의 주요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보해양조는 과거 또 다른 진보 진영 대표 인사인 유시민 작가(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가 사외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보해양조는 오는 26일 본사에서 정기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정기주총 안건으로는 각종 보고사항과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이사 및 감사의 보수한도 승인,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등이 오르게 된다.
이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건 사외이사 신규선임이다. 보해양조는 2023년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준 경방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의 뒤를 이을 인물은 박구용 교수다. 1968년생인 그는 전남대 철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거쳐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04년부터 모교인 전남대에서 철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또한 2015년 설립된 사단법인 인문도시연구원 시민자유대학의 이사장을 맡고 있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연구본부 본부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구용 교수는 진보 진영의 주요 인사로서 ‘스피커’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진보 진영 주요 유튜브 방송에 다수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맡고 있던 2022년 9월엔 더불어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에 선임됐으나 국립대 교수로서 특정 정당 최고위원을 맡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변의 만류로 하루 만에 물러났다. 이어 2024년엔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을 맡았으나 이듬해 발언을 둘러싼 논란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보해양조와는 같은 지역 기반일 뿐 아니라 이미 인연도 있다. 지난해 3차례에 걸쳐 보해양조 직원역량교육에 나선 것이다.

박구용 교수는 직무수행계획을 통해 보해양조 사외이사로서 하고자 하는 역할과 추구하는 가치를 밝히고 있다. 그는 먼저 “단순히 상법의 조항을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의사결정이 ‘사회적 합리성’을 갖추고 있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또한 보해양조가 단순한 주류 제조사를 넘어, 시민들의 삶과 애환을 담아내는 ‘문화적 상징’으로 거듭나도록 인문학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립성 측면에서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은 단순히 ‘지인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자립’을 의미한다”면서 “최대주주나 경영진의 의사가 ‘전체 주주의 이익’이나 ‘사회적 가치’와 충돌할 때, 기꺼이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단독자가 되겠다.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에 머물지 않고, 치열한 토론을 통해 최선의 합의를 도출하는 ‘작은 공론장’이 되도록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존재의 영속성 △주주 가치의 민주화 △노동과 협력의 인정 △지역 사회로의 환대 등을 직무수행 및 의사결정에 있어 ‘사유의 좌표’로 삼겠다고 제시했으며, 상법상 명시된 선관주의 및 충실의무 등을 단순한 법적 제약이 아닌 학자로서의 명예를 건 ‘실천적 정언명령’으로 받아들여 경영상의 비밀 준수는 물론 사적 이익이 공적 책무를 가리지 않도록 엄격히 스스로를 경계하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보해양조 이사회는 박구용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그가 축적해 온 전문성과 윤리적 통찰은 회사가 적법하고 투명하게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데 중요한 견제 역할을 할 수 있고, 경영진의 활동을 독립적으로 감시하면서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자문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며 “특히 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어 회사의 장기적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