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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 교란 대응, INS와 퀀텀 센싱 등 대안 기술 개발 가속
디지털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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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지구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대중화된 기술로 꼽힌다. 하지만 GPS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기법도 고도화되면서 대안 기술을 향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GPS를 교란시키는 이른바 재밍(Jamming)은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선 흔한 일이 됐고 최근에는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알게 모르게 GPS 차단은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그에 따른 파장도 적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해상 정보 기업 윈드워의 아미 다니엘 CEO는 “GPS 차단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해협에서 항해가 위험해진 여러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북유럽에선 공항 근처에서 GPS 신호가 방해를 받자 항공기들이 되돌아온 경우도 있었고 GPS 차단 때문에 첨단 무기 정확도가 떨어지는 장면도 연출되고 있다.

미국이 배치한 한 위성 유도 무기 명중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광범위한 GPS 교란을 시작한 이후 70%에서 6%로 떨어졌고 러시아 등은 가짜 시그널을 송출해 GPS 수신기를 혼란시시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GPS는 우주를 놓고 미국과 소련 간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던 1970년대초 미국이 개발한 기술로 처음에는 군사용으로 쓰이다 이후 민간에 개방됐다. 저렴하고 웬만한 기기는 다 찾아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오래된 만큼 이런 저런 한계로부터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100달러도 안되는 휴대폰 크기 장비에도 GPS는 무력화될 수있다.

다양한 회사들이 GPS 대안을 찾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WSJ에 따르면 GPS 대안 기술은 오랫동안 개발이 진행돼왔고 INS(inertial navigation systems) 등 일부는 대규모 상업화 일보 직전에 와 있다. GPS 대안 기술을 주특기로 하는 스타트업들도 이미 여럿이다.

INS는 나온지는 좀 오래됐지만 GPS처럼 차단되지 않고, 또 정확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GPS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전에는 자이로스코프(gyroscopes)에 기반했는데, 요즘 기술은 광섬유를 활용한다고 한다. 단점은 많이 비싸다는 것. WSJ에 따르면 좋은 장비는 수백만달러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여러 대 선박·항공기를 운영하는 곳들이 INS를 활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NS 도입 문턱을 낮추려는 스타트업들이 나오고 있다. 아넬로 포토닉스(Anello Photonics)도 그중 하나. 아넬로 최신 제품은 큐브 형태로, 전력 소모가 매우 적어 드론에도 사용할 수 있다. 마리오 파니카 아넬로 포토닉스 CEO는 크고 비싼 INS를 휴대폰에도 통합되고 저렴한 마이크로칩으로 바꾸고 싶어한다고 WSJ은 전했다.

지구 자기장을 탐지하는 방식으로 GPS 대안 기술을 개발하는 곳들도 있다.

퀀텀 센싱 업체 샌드박스AQ는 지구 자기장 이상을 탐지해 GPS가 차단된 지역에서 선박과 항공기들이 항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매우 정밀한 퀀텀 기반 자기장 센서를 사용해 자기장을 감지하고, 그 변화 패턴을 미리 구축된 지도와 대조하면 GPS 대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샌드박스AQ 외에 호주 Q-CTRL과 같은 다른 스타트업들도 유사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 방식은 GPS처럼 교련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확도는 GPS에 못미친다. 그래도 선박이나 항공기에선 충분히 쓸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카메라가 보는 장면을 지도에 있는 지형지물과 비교해 위치를 파악하는 비주얼 내비게이션도 나온지는 좀 됐지만 포스트 GPS 시대, 주목 받는 기술로 떠올랐다. 버미어(Vermeer) 등 비주얼 내비케이션 분야에서 뛰는 스타트업들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대안 기술들이 진화하고 가격도 저렴해지고 있지만 하나의 대안이 GPS를 당장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보편성과 정확도 측면에서 보면 GPS는 여전히 대안 기술이 뛰어 넘기 힘든 장벽이다. INS만 해도 속도 추정치가 조금만 틀려도 시간이 지나면서 위치 오차가 점점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GPS 대안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기술들이 상호 보완적인 형태로 이뤄진 형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GPS 대안 기술은 작고 저렴해지겠지만 개인용 기기 뿐만 아니라 배송용 드론, 자율주행차, 유람선, 여객기 등 민간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험을 거쳐야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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