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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불법 배달 4배 급증, 6월 보험 의무화로 차단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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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서 한 배달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뉴스1
서울 시내에서 한 배달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뉴스1

서울 관악구에서 배달기사로 일하는 정모(47)씨는 “물가는 다 올랐는데 배달 단가만 반 토막 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배달 1건당 4000~5000원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정씨는 그 원인 중 하나로 외국인 배달기사의 대규모 유입을 꼽았다. 그는 “봉천동에도 외국인 배달기사가 수두룩하다”며 “이들 가운데 불법으로 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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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불법 라이더 작년 486명 적발… 브로커도 ‘기승’

한국인 명의를 빌리거나 도용한 외국인의 불법 배달이 급증하고 있다. 무면허 운전이나 보험 미가입 사례도 적지 않아 사고가 나면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배달업 등에서 적발된 불법 취업 외국인은 2023년 117명에서 2025년 486명으로 4배 이상으로 늘었다.

출입국관리법상 거주(F-2), 영주(F-5), 결혼(F-6) 비자를 가진 외국인만 배달기사로 일할 수 있다. 그러나 불법 체류자나 유학(D-2) 등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이 한국인 명의를 도용해 ‘불법 배달기사’로 활동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 ‘샤오홍슈(小红书)’에서 ‘배달’을 검색하면 한국에서 일할 배달원을 모집하는 브로커나 업체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경기 수원시에서 일할 라이더를 모집한다는 게시물에는 ‘한국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된다’는 설명과 함께 상담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또 다른 구인 게시물에 ‘중국 및 구소련 지역 동포(H-2) 비자라 등록이 안 될 경우 명의를 빌릴 수 있느냐’는 댓글이 달리자 게시물 작성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학비를 벌기 위해 라이더 일을 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경찰은 신호 위반만 하지 않으면 단속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달렸다.
10일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 베트남 사람이 작성한 글로 불법취업 외국인 집중 단속 관련 보도자료와 함께 집중 단속 기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페이스북 캡쳐
10일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 베트남 사람이 작성한 글로 불법취업 외국인 집중 단속 관련 보도자료와 함께 집중 단속 기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페이스북 캡쳐

가장 큰 문제는 사고가 났을 때다. 배달 등 유상 운송을 위해서는 보상 범위가 넓은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해야 하지만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주요 배달 플랫폼에서는 이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또 유상운송보험은 기사 본인 명의로 가입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명의를 도용한 외국인이 사고를 낼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가능성이 있다. 가해자가 신원이 불분명한 불법 체류자일 경우 피해 시민이 제대로 된 치료비조차 받지 못할 수 있는 셈이다.

법무부는 외국인의 배달업 불법 취업 사례가 늘자 다음 달 30일까지 집중 단속에 나섰다. 불법 취업으로 적발된 외국인에 대해서는 위반 정도에 따라 범칙금 부과나 강제 퇴거 조치를 할 계획이다.

외국인에게 배달 플랫폼 계정을 빌려준 사람에 대해서도 경찰 등 관계 기관에 고발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업계선 ‘유상운송보험 가입 의무화’ 효과 기대

업계에서는 올해 6월 시행되는 생활물류서비스법의 ‘유상운송보험 가입 의무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배달기사로 일하려면 유상운송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하고, 배달 플랫폼 기업이 가입 여부를 확인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에는 한국인이 자신의 명의로 배달 플랫폼에 배달기사로 등록한 뒤 외국인에게 수수료를 받고 명의를 빌려주는 불법 행위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 명의 대여 수수료에 보험료까지 부담해야 하는 만큼 불법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달용 오토바이 기준 유상운송보험료는 연간 100만~200만원 수준이다.

생활물류서비스법의 ‘교통 안전교육 의무화’도 오는 12월부터 시행된다. 새로 배달기사를 하려는 사람은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실시하는 교통 안전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외국인 불법 배달기사의 진입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국이륜차배달라이더협회 관계자는 “앞으로는 명의 비용뿐 아니라 보험료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명의를 빌려주는 쪽과 빌리는 쪽 모두 줄어들 것”이라며 “보험증과 교육 이수증을 확인한 뒤 협회 가입을 허가해 불법 배달원 단속을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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