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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액티브 ETF 1조 유입, 변동성 심화 우려
IT조선
숨은 성장주 발굴에 유리할 것이란 기대가 투자 매력도를 높였을 것이다. 액티브 ETF의 경우, 시가총액 순으로 비중이 결정되는 패시브 ETF와 달리 중·소형주를 많이 담는다.
하지만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액티브 ETF는 날마다 종목 비중을 조절한다. 시총 규모가 작은 코스닥 중·소형주 특성상 편입 또는 비중 확대 시 주가가 오를 수 있고, 반대로 비중 축소 시 내릴 수 있다. 실적 등 기업 본질 가치가 아닌 수급이 주가를 좌우하는 장세가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코스닥 상장사 큐리언트는 ‘KoAct 코스닥액티브’에서 편입 비중이 가장 크다는 소식에 ETF 상장 당일 25% 이상 오른 채 마감했다. 이튿날 장중 24% 이상 오르는가 싶더니 결국 장 후반 급락, 3% 하락하며 마감했다. 10~13일 4거래일간 큐리언트의 일일 변동률(고가와 저가 차이를 평균값으로 나눈 비율)은 평균 15.4%로 ETF 상장 전 평균치(7.9%)보다 컸다.
ETF 상장 당일 28% 넘게 오른 성호전자도 이튿날 장중 20% 이상 올랐다가 막판 매도세로 3%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성호전자의 4거래일간 일일 변동률은 16.6%. ETF 편입 이슈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큐리언트·성호전자 모두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된 상태다.
편입 비중만으로 주가가 출렁거리기도 했다. 12일 편입 비중 3위였던 성우하이텍은 이튿날 비중이 6위로 내려가자 주가가 6.5% 내려갔다. 반대로 비중 6위에서 3위로 올라간 보로노이는 11.3% 올랐다. ETF만의 영향은 아니겠으나 투자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단타’(단기 매매)를 부추기는 데 일조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ETF 상장 직전일까지 올해 일일 거래량이 평균 31만주였던 큐리언트는 10~13일엔 평균 157만주로 5배 이상 껑충 뛰었다. 성호전자도 225만주에서 489만주로 평균 일일거래량이 2배 이상 커졌다. 아예 해당 ETF를 단타치는 일도 극심했다. ‘KoAct 코스닥액티브’ 거래량은 일평균 374만주로 상장된 ETF 계좌 수(333만주)의 112% 수준이다. 이는 하루에 한 차례 이상 ‘손바뀜’이 나타났다는 뜻이다.
신상품 출시를 나쁘게 볼 순 없다.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유동성을 늘려 자본시장의 선순환 구도를 만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패시브 ETF가 놓친 ‘알짜배기’ 중·소형주를 발굴해 내는 점도 하나의 묘미다.
그러나 지금처럼 개별주식 변동성이 커지고 단타 현상이 잦아지는데 그친다면 정부가 말하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종목 토론방만 봐도 하루 변동률에 일희일비하고 특정 종목을 편출하라는 등, 장기 투자와 거리가 먼 반응만 무성하다.
펀더멘털이 아닌 ETF 자금 유입이라는 수급 요인으로 주가가 오른만큼, 장기간 지속하기도 어렵다. 이러다 주가까지 급락하면 치명적이다. 실제 해당 ETF가 상장했던 지난 10일 3% 넘게 오르며 1137.68에 마감한 코스닥 지수는 전날 1.3% 하락한 1138.29에 마감하는 등, 시장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데는 별로 도움이 안됐다.
업계에 다시 분발을 요구한다. 자산운용사는 중·소형주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편입·비중 조절 속도를 완만하게 가져가고, 증권사는 코스피로 편중된 기업 리포트를 코스닥으로 확대해 투자자들이 단순 수급이 아닌, 펀더멘털 등을 고려해 장기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 ETF 자산 구성 내역을 매일 발표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정보는 투명하되 단타가 남발하지 않도록 보완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코스닥 액티브 ETF가 단순히 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코스닥의 ‘장타’(장기 투자) 문화를 조성하는 주춧돌이 되길 기대해 본다.
윤승준 기자
sj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