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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인지도 높지만 주거래는 토스, 카카오뱅크가 강세
웰스매니지먼트·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밀려 나고 있는 은행업계를 조목조목 해부하며 쓴소리를 내놔 주목된다.
아직도 여전히 은행 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KB국민·신한이다. 하지만 실제로 지갑을 여는 순간이 되면 소비자의 손가락은 이들 시중은행이 아닌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 앱을 향한다는 것이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2026 개인금융 인사이트 보고서'에는 이 같은 은행업계에는 불편한 진실이 될 사안이 수치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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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브랜드 인지도에서 시중은행의 우위는 여전히 높다. 최초인지도(소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 기준으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7·8위에 머물렀다.
브랜드 인지도와 별개로 주거래은행 순위를 살펴보면 완전히 다르다. 보고서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2위, 카카오뱅크가 4위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실제 선택에서는 인터넷은행들이 많은 시중은행을 따돌렸고 선두업체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충성도도 인터넷은행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이용자들이 주거래를 지속하겠다는 의향도 시중은행에 뒤처지지 않는다. 토스뱅크의 개인금융 주거래 지속 의향은 81.2%로 1위를 차지했고 카카오뱅크도 75.3%로 4위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빼면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 아래로 깔린다. 이런 상황은 단순히 경쟁 심화로 설명되지 않는다. 은행업의 근본적인 신뢰 기반이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이전되고 추세라는 게 더 설득력 있다.

시중은행에 더욱 뼈아픈 대목은 '기능적 이미지' 조사 결과다. 기능적 이미지란 "개별 은행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묻는 인식 평가로 금융소비자가 은행을 선택할 때 많이 따지는 잣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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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인터넷은행이 설립된지 불과 10년 만에 시중은행에 비해 금융상품 조건, 우대 혜택·프로모션, 디지털금융 역량 등 핵심 항목에서 앞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이 우위인 항목은 보안 수준, 브랜드 신뢰·안정성, 오프라인 접근성 등으로 대부분 오랜 역사와 인프라에 기인한 강점이다.
다만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신뢰·안정성 같은 요소들도 지속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이 현재와 같은 성장 속도를 유지하면서 브랜드 신뢰도와 안정성까지 확보하면 시중은행은 내세울 카드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보고서에서도 이런 점이 지적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터넷은행들에 신뢰도가 쌓이면 금융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시중은행의 경쟁력은 급속도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비대면 채널에서는 워낙 강점이 큰 인터넷은행이 앞서 간다. 소비자들이 은행앱 UI·UX에 대체로 만족하지만 역설적이게도 "UI·UX로 차별화가 힘든" 만큼 이젠 소비자가 진짜 원하는 개인맞춤형 서비스와 강화된 보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문제는 이 두가지 항목에서도 인터넷은행이 더 공격적이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뱅킹이 처음 도입됐을 때나 스마트폰 뱅킹이 확산됐을 때 시중은행들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했지만 뒤돌아보면 은행의 핵심적 수익 기반을 내주면서 근근히 버티고 있을 뿐이다. 차별적인 금리를 제시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는 브랜드 경쟁력이 고객 선택을 좌우하는 주 요소다. 따라서 시중은행이 ‘디지털 혁신역량’과 ‘자산관리 전문성’ 같은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면 10년 후엔 은행들이 인터넷은행에 밀려나 뒤로 쳐질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