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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
이 작품은 서울의 유서 깊은 덕수궁 돌담길을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 특유의 강렬한 색채와 단순한 선으로 재구성한 그림입니다. 차분하고 고즈넉한 실제 돌담길의 분위기가 마티스의 붓끝에서 에너지가 넘치는 현대적인 예술로 변모했습니다.

강렬한 블루와 퍼플의 돌담: 왼쪽을 가득 채운 돌담은 실제의 회색조 대신 푸른색과 보라색의 과감한 색면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돌 하나하나의 질감을 세세하게 묘사하는 대신, 굵고 명확한 선으로 돌의 형태를 기호화하여 마티스 특유의 리듬감을 살렸습니다.

길 위의 따뜻한 빛과 그림자: 길바닥은 화사한 노란색과 연보랏빛으로 채색되어 햇살이 비치는 따뜻한 인상을 줍니다. 특히 길 위에 떨어진 그림자들은 단순한 검은색이 아니라 주변 색들과 어우러진 알록달록한 색면으로 묘사되어 화면에 경쾌함을 더합니다.

불타는 듯한 가을의 색채: 화면 상단과 오른쪽의 나무들은 마티스 화풍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빨강, 주황, 노랑, 초록의 원색들이 덩어리째 대비를 이루며, 덕수궁의 가을 정취를 강렬한 생명력으로 폭발시키듯 표현했습니다.

단순화된 인물들의 실루엣: 길을 걷는 사람들은 이목구비나 세밀한 옷 주름 대신 단순한 색의 면으로 그려졌습니다. 특히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가는 인물들의 배치는 감상자가 자연스럽게 그들과 함께 돌담길을 산책하는 듯한 몰입감을 줍니다.

장식적인 선의 미학: 나무줄기와 돌담의 경계선 등 화면 곳곳에 쓰인 검고 굵은 윤곽선은 색채들을 분리하면서도 조화롭게 묶어줍니다. 이는 마치 마티스의 '컷아웃(종이 오리기)' 작품처럼 화면을 평면적이면서도 장식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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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길로도 불리며 고궁의 정취와 근대 건축물이 어우러진 서울 최고의 낭만 산책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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