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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격제 시행 후 주유소 90% 인하, 재고 탓에 효과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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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전국 주유소 10곳 중 9곳이 기름값을 내렸다. 그렇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하 효과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민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은 최고가격제 시행 전인 지난 12일과 19일 주유소 판매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휘발유 가격을 인하한 주유소가 전체의 91.90%에 달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유 가격을 내린 주유소도 92.52%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휘발유를 가장 많이 내린 곳은 서울 중구 서남주유소(SK에너지)로 L당 502원을 인하했고, 경유는 경남 합천의 합천동부농협주유소(NH-Oil)가 590원을 내렸다.

수치만 보면 정책이 시장을 움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인하 폭은 상승 폭에 크게 못 미친다. 전국 휘발유 평균은 12일 대비 76.76원, 경유는 99.52원 내리는 데 그쳤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주유소 판매가가 휘발유 L당 196원, 경유 312원 이상 오른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유사별로 보면 가격을 내리지 않은 비율이 GS칼텍스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에쓰오일은 미인하 비율이 가장 낮았다. 상표별로는 고속도로 알뜰주유소가 휘발유·경유 모두 100% 인하에 동참한 반면, NH-Oil 주유소는 동결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인하 속도가 더딘 핵심 원인으로는 재고 문제가 꼽힌다. 주유소 업계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 높은 가격에 공급받은 재고가 남아있는 한 즉각적인 가격 인하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유소협회는 현행 1.5%로 책정된 카드 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정부에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가격을 내리면 수익이 사실상 사라지고, 유지하면 점검 대상이 되는 구조에서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주유소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오일신고센터 운영과 현장 점검을 병행할 방침이다. 가격 인하에 적극 동참하는 착한 주유소에 대해서는 인증 스티커 부여와 정부 표창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설정된 최고가격은 오는 26일까지 적용되며, 이후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흐름을 반영해 2주 단위로 재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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