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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LNG 불가항력 선언 시사, 에너지 및 산업 수급 영향
최보식의언론
사드 알카비 카타르 에너지 최고경영자는 19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LNG 수출 능력 중 약 17%가 훼손됐으며, 복구에는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LNG 수입량의 약 25~30%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즉각적인 타격을 입는다. 불가항력 선언이 현실화될 경우 LNG 비축량이 7일에 불과한 한국은 당분간 저렴한 장기 계약 물량 대신 비싼 현물(Spot) 물량을 사 와야 한다.
LNG 가격 폭등은 발전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하반기에는 전기 요금 및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해야 하며 산업 전반에 커다란 충격을 준다. 게다가 카타르는 반도체 세정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의 주요 공급처다. 가스 생산 중단은 곧 헬륨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한국의 반도체 생산 라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며 전세계가 LNG 쇼크에 빠진 이유가 있다. LNG 공급 부족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각국이 어느 정도 비축양을 보유한 원유보다 훨씬 더 파괴적이다.
카타르는 천연가스 생산량 자체는 세계 6위에 불과하지만 배에 실어 보내는 LNG(액화천연가스) 수출만 놓고 보면 미국에 이어 세계 2-3위권이다. 연간 7,700만 톤 이상의 LNG를 수출하며 2025년 기준 전 세계 공급량의 약 20% 차지하고 있다.
카타르가 LNG 수출에서 2위권을 차지한 이유는 추출한 천연가스를 배로 실어 나르기 위해 '액체'로 만드는 액화 설비(Liquefaction)에 있어 카타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카타르 북부의 라스라판(Ras Laffan) 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처리 설비, 저장시설, 정유소, GTL(가스-액체 전환) 공장이 몰려 있는데 이란이 지난 번에 이 산업단지를 공격해 LNG 생산시설의 17%를 파괴했다 한다.
카타르가 불가항력을 선언하여 수입선이 막히면 미국이나 호주, 혹은 러시아에서 대체 구매하면 안 되느냐고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대체 구매의 현실은 상황이 녹록치 않다.
우선 대부분의 LNG 구매는 5년이라는 장기계약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대체 구매 대상이 되는 국가들은 향후 5년간 공급계약이 이미 완료되어 있는 상태로 당장의 공급을 위해 신규계약을 체결하기 어렵다.
또한 설사 생산 시설에 여유가 있더라도 대체 구매하려는 국가가 대한민국 하나가 아니다. 주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대거 몰려들 텐데 한국에만 독점 공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두 번째로 가스를 액체로 만드는 '액화 터미널' 건설에는 수조 원의 비용과 4~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카타르 LNG가 막혔다고 해서 당장 다른 나라가 LNG 생산량을 늘릴 물리적 방법이 없다.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은 자칫 전 세계를 대체 방법이 없는 외통수로 몰 수 있어 위험하다. 오로지 가능성은 장기계약이 안 되고 현물시장으로 나온 spot 물량인데 그 물량은 제한적이고 가격이 훨씬 비싸다. 응급용이면 몰라도 중장기적 대책이 될 수 없다.
그래서 카타르의 장기계약수행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에 전 세계가 경끼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유일한 탈출구는 미국의 셰일가스가 아닌가 싶다. LNG 수출에 있어 미국이 1위, 2위가 카타르, 호주가 3위권이지만 호주 정부가 LNG 수출에 너무 치중하는 바람에 오히려 자국 내 LNG 부족 현상이 생겨 자국 내 공급하기에 급급한 실정이니 호주는 어렵다.
미국이 LNG 수출 1위 국가가 된 이유는 엄청난 보유량의 셰일가스 때문이다. 현재는 대부분의 수출 터미널이 풀 가동 상태인데 셰일가스의 매장량도 엄청나고 수요가 늘어날 경우 시추방식이 비교적 간단해 새로 시추하는 시간이 얼마 안 걸린다.
단지 셰일가스를 영하 162도로 얼려 배에 실을 수 있는 '액화 터미널' 시설이 당장은 부족하다. LNG 가격이 폭등하니 업계에서 액화터미널 시설투자에 나설 요인은 충분하다.
다행히 미국은 현재 여러 곳에 대규모 LNG 수출 터미널을 건설 중이다. 대표적으로 '골든 패스(Golden Pass)'나 '플래크마인즈(Plaquemines)' 같은 대형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가동을 준비 중에 있다. 이 시설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일부 가동되고 수출을 시작할 수 있다.
2027년 말 완공이라는데 완공이 되면 미국의 LNG 수출 용량은 현재보다 약 50% 이상(약 3,800만톤) 늘어난다. 카타르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실질적인 대체 공급원이 될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수출 터미널이 완공되기 전인 향후 1년간이다.
정부가 당분간 여유가 있는 원유보다 LNG 확보에 더 집중해야 한다. 호르무즈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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