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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
아주경제
다만 적용 범위를 공공기관으로 한정한 데다 단속의 실효성과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되면서 정책 효과를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25일 0시부터 공공부문 의무 시행…민간은 자율 참여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4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동 사태 관련 에너지 절약 등 대응 계획’을 보고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우리나라 원유 관련 자원안보 위기 경보가 ‘주의’ 단계로 격상된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전국 공공기관 소유 및 출입 차량은 25일부터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운행이 제한된다. 월요일에는 끝번호 1·6, 화요일에는 2·7인 차량이 운행을 쉬는 방식이다.
민간 부문은 우선 자율 참여를 유도하되, 향후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될 경우 의무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전기·수소차와 장애인·임산부·미취학 아동 탑승 차량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기후부는 이번 조치 대상 차량이 약 15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하루 약 3000배럴 규모의 석유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행 점검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복 위반 시 경고와 징계 요청 등 제재를 부과하고, 공공기관 전반의 이행 여부를 직접 점검해 운영 평가에도 반영할 방침이다.
당초 민간 부문까지 포함한 전면적 강제 5부제 도입이 검토됐으나, 최종 단계에서 공공부문 우선 시행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영업자와 화물 운송 종사자,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 지역 거주자의 이동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민생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고려해 단계적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향후 상황에 따라 ‘자율 참여’에서 ‘의무화’로 단계적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의 단계는 위기가 예측되는 수준이지만, 자원안보 위기 ‘경계’ 단계에 진입하면 수급 차질이 현실화되는 만큼 보다 강도 높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무늬만 5부제’ 우려…단속 한계·형평성 논란
정부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정책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적지 않다. 차량 운행 제한을 위반하더라도 실질적인 단속이 쉽지 않은 데다, 과거 서울시 요일제에서도 참여만 하고 운휴일을 지키지 않는 사례가 반복된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기관 주차장 내부가 아닌 인근 골목이나 사설 주차장에 차량을 세운 뒤 출근하는 이른바 ‘꼼수 주차’를 일일이 단속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량 소유 기준을 둘러싼 허점도 논란이다. 현재는 직원 본인 명의 차량을 중심으로 관리되고 있어 가족 명의 차량 등을 활용할 경우 제도를 우회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공기관 직원의 경우 단순 주차 제한을 넘어 실제 차량 운행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점검 범위를 기관 주변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형평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전기차를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전력 수요 관리 역시 시급한 상황에서 정책 간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 전기차 충전을 권고할 정도로 전력 수급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이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장기화에 대비한 ‘시간 벌기용’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수요 억제 효과가 기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요금 체계 개편과 에너지 믹스 조정 등 구조적 대응이 병행되지 않으면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김 장관은 “중동 상황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엄중한 만큼 정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다소 불편이 따르더라도 에너지 안보 강화와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