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 읽음
어떤 이름-이기철
진다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은 나지막하고 따
뜻해서
그만 거기 주저앉고 싶어진다
애린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이름을 부르면 가슴이 저며온다
흰 종이 위에 노랑나비를 앉히고
맨발로 그를 찾아간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는 없다
연모란 그런 것이다
풀이라 부르면 풀물이. 불이라 부르면
불꽃이,
물이라 부르면 물결이 이는 이름이 있
다
부르면 옷소매가 젖는 이름이 있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이름을 부르면 별이 뜨고
어떤 이 름을 부르면 풀밭 위를 바람이
지나고
은장도 같은 초저녁 별이 뜬다
그리움이란 그런 것이다
부를 이름 있어,
가슴으로만 부를 이름 있어
우리의 하루는 풀잎처럼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