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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원자력 연료 협력 MOU, 핵잠수함 추진
아시아투데이관련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韓·佛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불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그 핵심 과제로 '핵에너지 전략 로드맵'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한국의 '핵에너지 주권' 확보를 향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2030년 '원전 중단' 위기… 프랑스 기술로 뚫는다
이번 MOU의 가장 시급한 배경은 턱밑까지 차오른 사용후 핵연료 포화 문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고리 원전의 저장 시설 포화율은 95%를 넘어섰으며, 한빛·한울 원전 역시 2030년을 기점으로 저장 용량이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대로라면 4년 뒤 대한민국은 원전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에너지 셧다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의 비확산 정책에 묶여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이 엄격히 제한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 프랑스와 손을 잡으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프랑스 국영 원자력 기업 '오라노(Orano)'가 운영하는 '라아그(La Hague)' 재처리 시설은 세계 최대 규모로, 습식 재처리(PUREX) 기술의 결정체로 불린다.
한·불 양국은 이번 MOU를 통해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를 프랑스 현지에서 위탁 처리하는 방안과 함께, 프랑스의 선진 기술을 전수받아 국내에 '한국형 재처리 시설'을 건립하기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할 것으로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는 세종연구소 정성장 부소장이 지난 1월21일자 '세종포커스'에서 제안한 '한불 빅딜 전략'의 핵심이기도 하다.
핵잠수함용 '저농축우라늄(LEU)' 확보의 길...韓 독자적인 해군 원자력 확보위한 현실적 대안
군사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재처리 협력이 결국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프랑스는 서방 국가 중 유일하게 5~6% 수준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연료로 사용하는 핵잠수함(쉬프랑급) 기술을 보유하고 세계적인 核강국이다.
90% 이상 고농축우라늄(HEU)을 쓰는 미국·영국과 달리, 프랑스 방식은 국제 핵비확산체제(NPT)를 준수하면서도 한국이 독자적인 해군 원자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안보문제 전문가는 "미국의 ITAR(국제무기거래규정) 영향권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프랑스와의 기술 협력은 한국에 '전략적 자율성'을 부여할 것"이라며 "재처리를 통해 회수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혼합한 MOX 연료 기술까지 확보할 경우, 핵잠수함 연료의 안정적 자급자족이 가능해진다"고 평가했다.
'방산-조선-핵' 묶은 거대 패키지 딜
이번 협력은 한국이 프랑스에 내줄 '선물'도 만만치 않은 '빅딜'의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우리 정부가 프랑스의 노후화된 조선소 현대화를 위해 K-스마트 조선 기술을 지원하고, 유럽의 방위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건설을 위해 기여할 것으로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140년 전 수교 당시의 인연을 넘어, 이제는 안보와 에너지를 공유하는 운명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있다.
프랑스와의 밀착이 한·미 원자력 협정의 틀을 흔들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한·불 협력이 지난해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안보 자율성 확대'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미국에 투명하게 설명하는 작업이 병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틀간의 짧지만 밀도 높은 윈-윈 성과를 이어간 韓·佛 정상회담은 대한민국이 불과 5년내로 다가온 '핵 폐기물 포화' 상황이라는 족쇄를 풀고, 향후 '핵추진잠수함'이라는 날개를 다는 대전환의 순간이 될 수 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