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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해태아이스 합병 완료, 해외 공략 본격화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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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흡수합병을 완료하며 ‘원톱 체제’를 구축했다. 내수 시장의 성장 한계를 넘어 글로벌 사업을 본격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K-아이스크림’ 대표 주자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빙그레는 4월 1일자로 100% 자회사였던 해태아이스크림을 흡수합병했다. 자회사 편입 5년 만에 이뤄진 이번 합병은 1대 0 무증자 합병으로, 신주 발행 없이 기존 법인에 완전히 통합되는 방식이다. 이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최대주주 지분율 변동은 없다.

양사의 합병은 사업 통합에 따른 효율성과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별도 법인 운영에 따른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빙그레의 영업망과 물류, 해외 유통 채널을 해태 브랜드에 접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빙그레의 ‘메로나’, ‘투게더’, ‘비비빅’과 해태의 ‘부라보콘’, ‘바밤바’가 단일 법인 포트폴리오로 묶이며 시장 지배력도 한층 강화됐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은 빙그레(27.6%)와 해태아이스크림(14.1%) 합산 41.7%로 1위를 기록하며 롯데웰푸드(39.9%)를 근소하게 앞선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단일 법인 기준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기존 과점 구도 내에서 빙그레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단기 실적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25년 빙그레 별도 기준 매출은 1조3124억원, 영업이익은 731억원으로 각각 4.3%, 40.2%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해태를 포함한 연결 기준에서는 매출 1조4896억원(1.8% 증가), 영업이익 884억원(32.7% 감소)으로 수익성이 둔화됐다. 자회사 실적 편입에 따른 희석 효과와 함께 원가 상승, 소비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빙그레가 이번 합병에 속도를 낸 배경에는 국내 빙과 시장의 녹록지 않은 성장 여건도 자리한다.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운 데다 원유·설탕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계절에 따른 수요 변동까지 겹치며 매출 확대와 수익성 확보가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빙그레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수익성 개선의 돌파구로 삼고 있다. 빙그레의 2025년 별도 기준 수출액은 1722억원으로 전체 매출(1조3124억원)의 약 13.1% 수준이다. 아직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빙그레는 2023년 1253억원(수출 비중 10.5%)에서 2025년 1722억원(13.1%)으로 수출 규모를 확대하며 해외 사업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법인 매출은 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6% 증가하며 전체 해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코스트코 등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에 안착한 것이 주효했다. 베트남 역시 130억원으로 22.8% 성장하며 신흥 시장으로 부상했다. 반면 중국은 경기 둔화 영향으로 346억원(-17.7%)에 그치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빙그레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중국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미국·베트남 등 성장 시장과 함께 호주를 글로벌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2025년 12월 설립한 호주 법인은 안정적인 유가공 원료 수급을 기반으로 오세아니아는 물론 유럽 시장까지 겨냥한 생산·수출 허브로 활용될 예정이다.

합병 시너지의 핵심은 해외 사업에 있다. 그동안 해태아이스크림은 ‘부라보콘’, ‘바밤바’ 등 장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체 해외 법인과 영업망이 없어 수출이 제한적이었다. 빙그레가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간접 방식에 의존해 온 만큼 글로벌 확장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합병 이후 해당 브랜드가 빙그레에 직접 편입되면서 기존 해외 유통망을 활용한 수출 확대가 가능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단순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넘어 해외 사업 확장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합병 이후에도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수출 비중이 10%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 만큼 글로벌 매출 확대 속도가 향후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동시에 내수 시장에서는 가격과 비용 구조를 관리하며 수익성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도 병행해야 한다.

빙그레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시장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국내에서는 수익성 제고와 경영 효율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그동안 빙그레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해왔고, 이제 해태 브랜드까지 직접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글로벌 진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시장 중요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되, 미국 등 기타 지역에서는 확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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