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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란 종전 협상 결렬, 핵·호르무즈 쟁점 이견으로 불발
아시아투데이J.D. 밴스 부통령은 12일 오전 6시 30분(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 세레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합의 없이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최대한 명확히 했지만, 이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선택했다"며 사실상 협상 결렬 책임을 이란에 돌렸다.
밴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함께 협상에 참여했으며,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및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수차례 통화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이 6~12차례 연락을 주고받으며 협상 전략을 조율했다고 보도했다. 회견을 짧게 마친 밴스 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 투'를 타고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협상은 전날 오후 5시 30분 시작돼 자정을 넘겨 이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회담 개시 약 1시간 뒤 미국 측 기술 전문가들이 합류했으며, 이후 논의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휴전 연장, 단계적 제재 완화 문제에 집중됐다.
핵심 쟁점에서는 양측 입장이 뚜렷하게 갈렸다. 미국은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함께 핵무기 추구 금지를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도 미국은 즉각적인 개방을 요구한 반면, 이란은 최종 합의가 도출될 때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란 측은 협상 결렬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공통의 틀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전쟁으로 얻지 못한 양보를 협상장에서 확보하려 했으나 이란 대표단이 이를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2주 휴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은 당분간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이 이번 협상에서 해협 개방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충돌한 데다, 이란이 최종 합의 전까지 현 상태 유지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정규 해군 전력은 약화됐지만, 해협 통제를 맡고 있는 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여전히 건재해 있는 점도 봉쇄 장기화의 요인으로 꼽힌다.
외신들은 향후 협상은 이어지겠지만 단기간 내 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핵 프로그램과 해협 통제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가 확인된 만큼 간극이 쉽게 좁혀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오는 21일까지인 2주간의 휴전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협상은 휴전 연장과 맞물려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미국이 중동에 항모전단 등 군사 자산을 계속 증강하고 있어 협상은 무력 충돌 가능성과 병행되는 불안정한 국면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