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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전 논설위원 유서 공개, 삶의 동력 잃어 사과와 감사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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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전 논설위원 영정사진. /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페이스북

지난 9일 인천대교에서 숨진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남긴 유서의 전문이 발인 당일인 13일 공개됐다.

유서는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공개했다. 고인의 장훈고등학교 11년 후배인 이 대표는 유족의 동의를 받았고 고인 스스로 유서를 공개해달라는 별도의 메모를 남겼다며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고인에 대한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인터넷과 유튜브에 유포되고 있어 유서를 공개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진 전 논설위원의 유서. /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페이스북

'세상을 향한 유서'라는 제목의 유서에서 고인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삶의 동력을 잃었다. 스스로 마감하고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고 썼다.

이어 "저는 평생 언론인과 평론가로 활동했다. 틀린 사실과 잘못된 논리가 혹시 일부 있었다면 사과드린다"며 "부족한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인간 삶의 본질을 보다 가까이서 목격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했다. 고인은 유서 말미에서 구조 관계자들에게 사과했다. 아울러 사전연명의료 의향서를 등록했다며 코마 상태에 빠질 경우 장기를 기증해달라는 뜻을 남겼다.

이 대표는 고인이 최근 수년간 어머니를 여의고 형제자매와 유족이 모두 해외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홀로 지내다 우울증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본인 유튜브를 비롯해 왕성한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모습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후배로서 잘 모시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유족이 모두 해외에 있어 고인의 친구들과 함께 장례 절차를 준비했으며, 유족은 지난 11일 밤 귀국해 발인을 마쳤다고 했다.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 뉴스1

고인은 9일 오후 12시 37분쯤 인천대교 주탑 근처에서 바다로 추락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17분 만에 고인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오후 1시 49분 끝내 숨졌다. 향년 67세.

1959년 강원 원주시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코리아타임스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해 1986년 중앙일보로 옮긴 뒤 정치부 기자, 워싱턴 특파원을 거쳤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논설위원으로 재직하며 기명 칼럼 '김진의 시시각각'을 연재했고, KBS 제1라디오 ‘공감토론’과 MBC ‘100분 토론’ 등에 출연하며 보수 진영의 대표 논객으로 자리를 굳혔다. 1995년에는 중앙일보 기획 '청와대 비서실' 연재로 제27회 한국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2016년 중앙일보를 퇴사한 뒤에는 펜앤드마이크TV에서 '김진의 정치 전망대'를 진행하다가 2019년 유튜브 채널 '김진TV'를 개설했다. 구독자 28만여 명을 보유한 채널로 성장시키며 사망 직전까지 활발하게 콘텐츠를 올렸다.

2017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해 서울 강남갑 조직위원장, 홍준표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보수개혁위원장을 지냈다. 19대 대선 경선에 직접 출마하기도 했다. 보수 논객으로서 이례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명분 없는 반헌법적 계엄"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생전에 고인과 가깝게 지냈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슬프고 황망하다"며 "방송과 논평으로 어두울 때 혜안을 보여주시고 헤맬 때 길을 보여주셨다"고 애도했다. 이어 "혜안과 용기를 겸비한 애국자 김진 선배님을 잊지 않겠다"고 썼다.

발인은 이날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유족으로는 아들 찬호 씨 등이 있으며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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