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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 고윤정 모자무싸 오늘 첫 방송, 박해영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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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뒤처지는 현실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은 더 이상 낯선 감정이 아니다. 작품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하고 깎아내리는 현대인의 심리를 섬세하게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7일 진행된 '모자무싸'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차영훈 감독이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저희 작품은 20년 넘게 데뷔를 못 해 열등감 덩어리가 된 감독이 마침내 등단하고, 천만 감독이 되는 '사이다 스토리'는 아니다"라면서
"단지 시청자들에게 오늘의 좌절, 오늘의 실패, 오늘의 부끄러움, 오늘의 자괴감 같은 것들이 '당신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
이라고 소개했다.
드라마는 '버티는 삶'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반전이나 자극적인 사건보다 인물의 감정과 관계를 중심에 두며, 시청자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동백꽃 필 무렵', '웰컴투 삼달리'를 연출한 차영훈 감독이 합류했다. 따뜻한 휴머니즘과 섬세한 연출로 호평받아 온 만큼, 이번 작품에서도 감정선을 정교하게 살려낼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조합으로 드라마는 큰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드라마가 무가치함, 열등감 등의 내면적인 감정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내용인 만큼, 박해영 작가와 차영훈 감독의 섬세한 필력과 연출력이 완성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구교환(황동만 역), 고윤정(변은아 역), 오정세(박경세 역), 강말금(고혜진 역), 박해준(황진만 역), 배종옥(오정희 역), 한선화(장미란 역), 최원영(최동현 역), 전배수(박영수 역) 심희섭(이준환 역) 등이 출연한다.
이들은 각기 다른 결핍과 상처를 지닌 인물들을 연기하며, 서로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풀어낼 예정이다.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만큼, 연기 앙상블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작품의 중심에는 '황동만'이라는 인물이 있다.
구교환이 연기하는 황동만은 20년간 영화감독 데뷔를 준비하며 시기, 질투, 열등감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겉으로는 떠들썩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망과 불안이 자리한다.
구교환은 제작발표회에서 "이 드라마는 황동만 입봉(감독 데뷔)기가 아니다. 영화판을 얘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엄청난 맥거핀이고 당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라고 소개하고 싶다"고 밝히며 작품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고윤정이 연기하는 변은아는 유기 공포를 지닌 영화사 최필름 소속 기획 PD다. 불안과 두려움을 겪을 때마다 코피를 쏟는 증상이 있다.
어린 시절의 상처로 인해 언제든 버려질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살아가지만, 동만을 통해 새로운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오정세와 강말금은 영화 감독 박경세와 고박필름 대표 고혜진 역할로 부부 연기를 맞춘다. 오정세는 업계에서도 유명한 영화인 모임 '8인회' 중, 무려 5편의 영화를 세상에 선보인 잘나가는 감독이다. 박해준은 동만의 형 황진만을 연기한다. 순리대로 살아가다 써내려간 시가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시인이 되려고 했으나, 인생이 꼬이는 인물이다. 한선화는 경세의 다섯 번째 영화의 여주인공 장미란을 연기한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전통적인 왕실 서사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작품이다. 아이유와 변우석이 중심 인물로 나서며, 두 배우의 조합만으로도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재벌 자제와 왕족의 로맨스, 궁중 내부의 정치적 긴장감이 결합된 구조를 통해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그린다.
SBS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도 장르적 색채가 뚜렷하다. '빙의' 설정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망자의 한을 풀어주는 '신들린 변호사'라는 콘셉트로 기존 법정물과 차별화를 꾀하며 색다른 재미를 노리고 있다.
완전히 같은 시간대는 아니지만, '모자무싸'는 이들 작품과 토요일 40분 정도의 방송 시간이 겹친다. '모자무싸'는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한다. '21세기 대군부인'은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9시 50분 방영 중이다. '신이랑 법률사무소'는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셈이다. 각기 다른 색깔의 드라마들이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안방극장의 판도에도 더욱 이목이 쏠린다. 과연 어떤 작품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화려한 성공담이 아닌, 불완전한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건네는 드라마. 누군가에게는 공감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도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일찌감치 표현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예비 시청자들은 "드디어 온다" "또 하나의 명작이 나올 듯한 예감" "오래 기다렸다 빨리 와라" "본방사수 할게요" "큰 거 오는구나" "겁나 재밌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이거 보고 힘낼게요. 작가님 응원합니다" 등의 코멘트를 남기며 힘을 보탰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제목처럼 특정 인물의 서사가 아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치열한 현실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이들에게, 이 드라마가 조용하지만 깊은 위로로 남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