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읽음
교통사고 사망자 증가, 고령 사고 늘고 예산 부족
투데이신문
2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지난해 교통사고 건수와 부상자는 줄었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증한 고령 운전자 사고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사고 예방을 위한 면허 반납 제도는 낮은 참여율과 예산 부족으로 현장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17일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건수는 전년 대비 1.3% 감소한 19만3889건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도 27만1751명으로 2.4% 줄었다. 반면 사망자는 2549명으로 1.1% 증가하며 감소세가 꺾였다.

특히 고령 운전자 사고가 사망자 증가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는 4만5873건으로 8.3% 늘었고 사망자는 843명으로 10.8% 증가했다. 고령 인구와 면허 소지자 수가 각각 5.8%, 8.9% 늘어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보행자 교통사고는 3만5356건으로 3.7%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926명으로 0.7% 증가했다. 비고령자는 저녁·야간 시간대 사망사고가 집중된 반면 고령자는 오후·저녁과 아침 시간대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륜차 사고 역시 1만4129건으로 7.6% 줄었지만 사망자는 388명으로 7.5% 증가했고 70대 이상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반면 화물차 교통사고는 2만4230건으로 1%, 사망자는 585명으로 1.5% 감소했다. 음주운전 사고도 1만351건으로 6.2%, 사망자는 121명으로 12.3% 줄었으며 고속도로 사고 역시 5023건, 사망자 185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고령 운전자 사고의 위험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표적 예방책으로 꼽히는 면허 반납 제도는 현장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참여율이 낮은 데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지원금 지급이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 구리시의 경우 예산 부족으로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까지 면허를 반납한 고령자들에게 지원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시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고, 미지급 대상자 전원에게 오는 6월 말까지 지원금을 순차적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그동안 신청자가 꾸준히 늘었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지급이 밀리면서 전년도 미지급분을 다음 해 예산으로 충당하는 구조가 반복돼 왔다. 이로 인해 실제로는 면허를 반납하고도 지원금을 받지 못한 채 대기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고령 운전자 사고는 단순 사고 건수보다 치명도가 높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경찰청 이서영 생활안전교통국장은 “고령 인구와 운전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어 고령 운전자와 보행자 사고 예방을 위한 맞춤형 교통안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