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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8경 부소담악, 대청호 위 700m 기암절벽 수묵화 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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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담악(芙沼潭岳)'
이다. 부소무늬 마을 앞 물가에 떠 있는 산이라는 뜻에서 이름 붙여졌다. 주변 물길이 넓고 깊어 '옥천 8경'에 꼽히기도 했다.
부소담악을 이루는 주된 바위는 변성퇴적암으로, 약 5억 년 전 바다 밑에 쌓였던 지층이 강한 열과 압력을 받아 변한 것이다. 이 암석들은 층리가 뚜렷하고 수직으로 갈라지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물에 잠겼을 때 둥글게 깎이기보다 지금처럼 날카롭고 웅장한 병풍 모양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과거 부소담악은 그저 평범한 산등성이의 일부였으나, 1980년 대청댐 건설 이후 수위가 높아지면서 골짜기마다 물이 차올라 하천 위에 긴 능선만 남게됐다. 오직 단단한 바위로 이뤄진 산등성이의 윗부분만 살아남은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기암절벽은 물 위로 솟아오른 높이와 길이가 조화를 이뤄 국내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광을 자아낸다.
예로부터 부소담악은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명소였다. 송시열 선생이 추소팔경의 마지막 절경으로 꼽았을 만큼 기품 있는 암벽과 푸른 호수의 대비가 일품이다. 특히 5월에는 짙은 초록빛의 신록이 기암절벽을 덮으며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6월로 접어들면 호수 주변의 들꽃과 우거진 나무들이 완연한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또 정자 뒤편으로는 옥천의 영산이라 불리는 환산(고리산)이 병풍처럼 버티고 서 있다. 산과 호수, 바위 능선이 어우러져 추소정을 중심으로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아울러 현재 산책객들이 머무는 2층 규모의 육각정자인 추소정 바로 옆에는 '구(舊) 추소정'이 나란히 서 있다.
추소정 바로 아래쪽 암벽을 자세히 보면,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으로 만들어진 작은 천연 동굴이나 바위 틈새들이 있다. 지금도 수위가 낮아지는 시기에는 정자 기단 역할을 하는 거대한 암반의 층리가 뚜렷하게 드러나는데, 이것이 마치 성벽을 쌓아 올린 듯 정교하다.
해가 적당히 떠오른 오전 10시쯤 추소정을 방문하면 수만 개의 보석을 뿌려놓은 듯한 대청호의 윤슬(물비늘)을 볼 수 있다. 별도의 보정 없이도 완벽한 수묵채색화 같은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자차로 방문할 경우, 입구 근처의 황룡사 주차장이나 마을 공용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인파가 몰려 주차 공간이 협소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부소담악의 전경을 더 입체적으로 즐기려는 이들 사이에서 보트를 이용한 관람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선착장에서 1인당 약 1만 원을 내면 물 위에서 거대한 바위벽을 올려다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보트는 인근 '미르정원'까지 연결된다. 날씨(강풍, 폭우)에 따라 보트 운항이 중단되면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 보트 운영 여부와 대략적인 요금 안내는 옥천군 관광안내소(043-730-3419)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르정원은 대청호를 마주 보는 산비탈을 일궈 만든 충북 제3호 민간정원이다. 정원 내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정상부에 오르면, 700m에 달하는 부소담악 암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미르정원은 사유지 정원답게 주인의 정성이 담긴 조경이 돋보인다. 봄에는 철쭉과 수선화, 여름에는 수국과 백일홍 등이 정원을 가득 채운다. 정원 정상 부근에는 야외 테라스와 벤치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옥천역이나 옥천시외버스공용터미널을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 옥천 읍내에서 추소리 방면으로 향하는 시내버스가 운행되지만, 배차 간격이 다소 길어 사전에 버스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옥천역에서 택시를 이용할 경우 약 15~20분 정도 소요된다.

하절기(3~10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주 일요일은 정기 휴무일이다. 입장료는 성인 8000원, 초·중·고등학생 5000원, 국가유공자·장애인·70세 이상 6500원, 유아 4000원, 옥천군민 5000원이다.
한국 현대시의 거장 정지용 시인의 발자취가 묻어 있는 '정지용 문학관'도 빼놓을 수 없다. 생가 주변의 실개천과 정겨운 골목길을 걷다 보면 바쁜 일상을 벗어나 고즈넉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활동적인 일정을 원한다면 '용암사'를 추천한다.

용암사의 동·서 삼층석탑은 대웅전 앞마당에 있는 보통 사찰의 탑과 달리 산등성이 위 암반 위에 우뚝 솟아 있다. 이는 지기(地氣)가 약한 곳을 보강하기 위해 세운 '비보사찰'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준다.
용암사의 백미는 운무대이다. 사찰 뒤편 산길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새벽녘의 대청호와 옥천 읍내의 풍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이곳은 미국 CNN의 여행 섹션인 'CNN Go'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곳 50선' 중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