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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드포-창천, AI 데이터 저작권 분쟁 대응 협력
스타트업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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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파운드리 기업 바운드포(Boundfor)가 법무법인 창천과 손잡고 인공지능(AI) 학습데이터를 둘러싼 법적 분쟁 대응 체계 구축에 나섰다. AI 산업 확산과 함께 데이터 무단 활용, 저작권 침해 논란이 늘어나는 가운데 기술과 법률을 결합한 대응 모델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바운드포는 29일 법무법인 창천과 AI 데이터의 신뢰 기반 확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는 데이터 생성부터 활용, 보관, 분쟁 대응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관리하는 통합 체계 구축이 포함됐다.

최근 AI 모델 개발 과정에서 학습데이터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저작권 동의 없이 활용되는 사례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AI 기본법 시행과 함께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디스커버리) 도입 논의가 맞물리며 기업의 데이터 관리 책임이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의 출처, 사용 이력, 변조 여부를 입증하는 능력이 리스크 관리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기존 대응 방식이다. 데이터 침해 여부를 사후에 입증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크게 들고, 기술적 한계로 인해 명확한 증거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AI 기업 입장에서는 학습데이터 적법성 검증과 규제 대응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다.

양사는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줄이기 위해 역할을 분담했다. 바운드포는 데이터 관리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 흐름을 기록·추적하는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법무법인 창천은 복잡한 규제 환경을 반영한 준법 체계 설계와 분쟁 대응을 맡는다. 디지털 포렌식 기반 증거화 모델 개발과 AI 규제 대응 가이드라인 연구도 공동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핵심 도구로는 바운드포의 AI 데이터 운영 플랫폼 ‘드로파이(DroPai)’가 활용된다. 드로파이에 탑재된 ‘증명 모드(Proof Mode)’는 데이터 생성 시점부터 출처와 활용 이력을 기록하고, 무결성 검증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가 실제 분쟁 상황에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도록 사전 단계에서 기록을 축적하는 방식이다.

이번 협력은 데이터 관리와 법률 대응을 별도로 운영하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데이터 생애주기 전반을 하나로 묶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원저작권자는 데이터 무단 활용을 입증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고, AI 기업은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사전에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데이터 추적과 증거화 기술이 실제 법적 분쟁에서 어느 수준까지 인정받을지, 그리고 다양한 글로벌 규제 환경에서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한지에 대한 검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추가적인 관리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변수다.

바운드포 황인호 대표는 “AI 산업에서는 데이터 자체가 분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원저작권자 보호와 AI 기업의 개발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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