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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고 글로벌 4위, 결말 해석과 시즌2 향한 관심
위키트리
소원을 들어주는 앱 '기리고'에 소원을 빈 고등학생들이 예고된 죽음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YA(영 어덜트) 호러'라는 새로운 장르적 시도가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
8부 엔딩이 공개되자마자 에펨코리아, 디시인사이드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결말 해석과 시즌2 가능성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그 중심에는 쿠키영상 속 단서가 있다.
쿠키영상에서 민수는 정체불명의 디스코드 계정으로부터 임나리의 폰을 주우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 디스코드 계정의 아이디는 '050201'로 확인됐는데, 이는 극 중 권시원의 생일과 일치하며 동시에 임나리 폰의 비밀번호이기도 하다. 시청자들은 이 지점에서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권시원이 이미 임나리를 '숙주'로 삼았다는 해석이다.
현실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임나리는 아지트에서 건우에게 칼에 찔리고 세아의 명주실을 뜯은 뒤 사라진다. 그런데 극 중 형욱의 죽음과 달리 임나리에 대한 장례 절차가 전혀 묘사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임나리가 현실 세계에서 살아있으며, 권시원과의 매개체로 활동 중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세아가 권시원의 매흉인 붉은 폰을 제거하자 가상 저주 공간은 붕괴된다. 그러나 '살아있는 매흉'으로서 임나리가 현실에 남아 있는 한, 도혜령의 저주를 반복하게 해달라는 권시원의 소원 자체는 완전히 파괴되지 않는다는 것이 커뮤니티의 지배적인 해석이다.

현재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는 시즌2 시나리오는 '권시원을 등에 업고 저주를 다시 퍼뜨리려는 임나리 vs 나머지 생존자들'의 구도다.
임나리 역을 맡은 배우 강미나는 캐릭터에 대해 악역이라는 인식보다 연민이 먼저였다고 최근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나리도 그만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리는 누구보다 애정 받고 싶어 하는 친구인데 다들 세아만 좋아하지 않나"라며 "고작 18살밖에 안 된 학생이 극적인 상황에서 하는 선택이 안타까웠다. 극 후반부로 갈수록 '왜 나한테만 이러지?'라는 생각으로 몰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즌2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강미나는 "일단 나리의 정신이 저주 공간 안에 갇힌 상태로 이야기가 끝났는데, 사실 저도 행방불명된 나리의 육체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며 "감독님도 시즌2를 염두에 두고 시작하신 것 같은데, 저도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배우 본인도 나리의 육체 행방을 모른다는 발언은 시즌2 제작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대목이다.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결말을 열어뒀다는 점, 강미나가 시즌2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이 맞물려 속편 제작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정교하게 짜인 하이틴 호러와 기개 있는 한국 오컬트의 매끈한 결합", "긴장감과 오컬트 요소, 피할 수 없는 카운트다운이 주는 공포를 전달하는 동시에 우정과 성장, 감정적인 유대에도 초점을 맞춘다", "'저주의 앱'이라는 소재가 클래식하지만 유머와 공포, 우정과 배신이 좋은 균형을 이룬다. 진정한 청춘 학원 호러"라는 반응이 나왔다.
'기리고'가 10대를 주인공으로 한 하이틴 호러임에도 30대 이상 성인 시청자층까지 폭넓게 흡수한 데는 장르적 설계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첫 번째는 소원 앱이라는 설정 자체가 지닌 보편적 공포다. 소원이 이루어진 직후 시작되는 24시간의 카운트다운과 죽음의 예고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인생의 냉혹한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다. 단순히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물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 때문에 스스로 파멸로 걸어 들어가는 인간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방식이 성인 시청자의 몰입을 이끌었다.

세 번째는 사회적 알레고리다. 극 중 저주를 피하려면 타인에게 소원을 권유해야 하는 '체인 레터' 방식의 설정은 무한 경쟁 사회의 구조를 직접적으로 투영한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위험에 밀어 넣어야 하는 딜레마는 학교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이기심과 배신의 논리는 어른들의 일상과도 멀지 않다. 제작진이 학원 공포물의 외형을 빌려 현대 사회의 생존 게임을 묘사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 지점이다.
네 번째는 연기 앙상블이다. 세아 역의 전소영과 나리 역의 강미나 등 라이징 스타들은 10대의 불안과 분노를 날 선 감정으로 표현했고, 전소니와 노재원 등 실력파 배우들이 맡은 퇴마적 역할이 극의 무게중심을 잡았다. 연출 면에서도 자극적인 점프 스케어에 기대기보다 옥죄어오는 서스펜스와 서늘한 분위기로 긴장감을 유지한 방식이 '하이틴 드라마는 유치하다'는 인식을 뒤집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