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읽음
공정위 쿠팡 총수 김범석 지정, 전방위 규제 및 감시 본격화
IT조선
그동안 쿠팡은 동일인을 법인으로 인정받아 국내 대기업집단 규제에서 일정 부분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김 의장이 쿠팡의 총수로 공식 지정되면서, 그간 '외국계 기업'으로 규정되며 각종 규제를 피해왔던 방식에 차질이 빚어졌다.
우선 김 의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 및 거래 내역이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배우자와 친족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계열사 지분, 내부거래 현황 등을 공개해야 하며 사익편취,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적용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지분 승계와 총수 일가 감시 체계 아래 놓여 있었던 것과 달리, 김 의장은 그동안 미국 상장사 경영자로서 상대적으로 다른 규제 환경에 있었다. 그러나 이번 동일인 지정으로 쿠팡도 총수 일가의 지분과 거래 관계를 들여다보는 국내 대기업집단 규제 체계에 편입됐다.
자료 제출 책임도 무거워진다. 계열사 현황이나 친족 관련 자료를 누락하거나 허위 제출할 경우 책임 주체가 법인이 아니라 동일인 개인에게 귀속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김 의장 개인의 법적 책임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동일인 변경은 쿠팡을 둘러싼 각종 규제와 조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장 큰 현안은 지난 2025년 11월 발생한 3370만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다. 수천만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을 두고 경찰과 정부 조사가 진행 중이며, 향후 과징금 부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부터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따라 고의 또는 중과실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할 경우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행정처분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정위와 관련해서도 쿠팡은 여러 현안을 안고 있다. 와우멤버십 끼워팔기 의혹, 쿠팡이츠 최혜대우 요구 건, 하도급법 위반 의혹, 자체브랜드(PB) 상품 우대 노출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동일인 지정으로 책임 귀속 구조가 보다 분명해지면서 향후 조사와 제재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지정 변경에 그치지 않고 쿠팡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대한 국내 규제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쿠팡은 행정소송을 통해 동일인 지정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쿠팡Inc는 “쿠팡Inc는 한국 쿠팡 법인을 100% 소유하고 있고, 한국 쿠팡도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100% 소유한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김범석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쿠팡Inc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준수 등을 근거로 기존 법인 동일인 체계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팡Inc는 또 “김 의장의 동생은 공정거래법상 임원(대표이사·이사·감사·지배인 등)이 아니며 한국 계열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향후 행정소송을 통해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