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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CC 트럼프 풍자 ABC 면허 조기 재검토
미디어오늘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FCC는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ABC방송이 소유한 모든 방송면허를 조기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BC는 8개 지역방송사 면허를 갖고 있으며, 방송면허 만료 시기는 2028년부터 2031년까지다. FCC가 방송면허를 조기 재검토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ABC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지미 키멀 쇼’ 진행자 지미 키멀은 지난 24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게 “당신에게선 곧 과부가 될 사람 같은 광채가 난다”고 풍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나이 차이를 꼬집은 것이다. 그런데 지난 25일 백악관 출입기자협회 만찬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총격 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라면 대응하지 않았겠지만, 이번 일은 차원이 다르다. 디즈니·ABC는 지미 키멀을 즉각 해고해야 한다”고 했다.
방송면허 검토에 대한 표면적 이유는 다양성·공정성·포용성 정책 위반이다. FCC는 지난해 3월 ABC방송 모회사인 디즈니가 다양성·공정성·포용성 정책을 이유로 특정 프로그램을 배제하거나 채용 과정에서 차별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총격 사고가 발생하자 곧바로 방송면허 재검토에 나섰다.
언론은 이번 면허 재검토가 트럼프 대통령 암살 시도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은 29일 보도에서 “역사적으로 FCC가 방송면허를 조기 검토한 건 드문 일이다. 마지막 사례는 1969년 미시시피주의 한 방송사이며, 그 방송국은 인종 분리를 옹호하는 이유로 방송면허를 박탈당했다”고 설명했다.
는 지난 28일 보도에서 “이번 면허 검토는 트럼프 행정부와 대통령의 언론탄압 수위가 높아지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브랜던 카 FCC 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 주요 방송사의 면허를 박탈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협박해왔는데, 이번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됐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FCC가 방송사 면허를 박탈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라며 “실제 FCC가 면허를 박탈하더라도 ABC는 법원에서 구제책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방송사는 정부와 끊임없는 소송전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는 지난 28일 보도에서 “이번 조치는 언론 전문가들의 거센 분노를 불러왔다”며 “이번 조치는 ABC방송을 협박하는 불법적 압력 행사에 불과하다”는 언론자유재단 세스 스턴의 발언을 전했다. 제이밀 자퍼 컬럼비아 대학교 나이트연구소 소장도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언론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려 한다. 그의 뜻대로 된다면, 우리 주변에는 정부에 충성하는 언론사와 정부가 승인한 방송사만 남게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BC방송 모회사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성명에서 “오랫동안 FCC 규정을 준수해왔으며, 수정헌법 1조에 따라 방송면허 자격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적절한 법적 절차를 통해 이를 입증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미 키멀은 지난 27일 방송에서 “나이 차이에 대한 농담이었을 뿐, 암살을 선동한 것은 아니었다”며 “우리는 수정헌법 1조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