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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글로벌 투자 DNA' vs 한투 '균형 수익구조', 두 공룡의 다른 전술 [금융사 2026 1분기 실적]
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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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창업 이래 자본을 전략적으로 재투자하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온 결과, 투자 부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했다. 우량자산과 혁신적 투자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미래에셋증권)

"특정 부문이나 시장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 균형 잡힌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국내 증권업계를 넘어 글로벌 수준의 금융투자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한국투자증권)

증권업계 투톱인 미래에셋증권(대표 김미섭, 허선호)과 한국투자증권(대표 김성환)이 서로 다른 전술로 1위 경쟁을 하고 있다.

각각 '투자 근본론'과 '내실 성장형'이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정답이 있다기보다 거시 경제 상황과 시장 여건에 따라 유효한 카드가 다르다고 평가된다.

미래 '명확한 방향성' 한투 '경상이익 체력'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2026년 1분기 잠정 실적에서 연결 기준 영업이익 격차는 4151억원, 세전이익 격차는 3184억원,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 차이는 2128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에는 모두 미래에셋이 한투를 제쳤다.

통상 영업이익이 경상적인 '실력'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수익 비중 등이 큰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분법 손익, 투자자산 손익 등이 영업외로 간주돼 세전이익과 순익을 주로 참조한다.

증권가에서는 당장의 실적보다 향후 전략 방향과 청사진을 더욱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분기 순익 첫 '1조 클럽'을, 한국투자증권은 1조원에 근접한 분기 영업익을 시현한 만큼, 공통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서는 글로벌 확장 사업구조가 특히 화두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로빈후드를 벤치마킹하고 있는데, 오는 6월 홍콩법인에서 글로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출시할 예정이며, 미국 증권사 인수 역시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거래수익 증가가 기대되며 디지털자산 거래까지 추가된다면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제시했다.

장점만큼 취약점도 존재한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가장 큰 강점은 명확한 방향성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중장기 수익 기반을 선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전체적인 손익 내 주요 투자자산 평가손익에 대한 비중이 높아 이익 변동성이 높다"고 지목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쟁력으로는 북(book) 기반 운용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한 이익 체력이 공통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의 모기업인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호황 국면일수록 다수의 금융 계열사 다각화 효과가 부각되는 구조로 경상이익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3년 만에 변화 오나…연말까지 레이스

올해 1분기를 넘어 향후 실적 경쟁 구도가 촉각이다.

지난 2022년에 미래에셋증권이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이후 지난해까지 3년 간 내리 연간 실적 기준 한국투자증권이 1등을 수성해 왔다.

지난해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이 영업익과 순익 각각 '2조 클럽'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 양사 간 격차는 영업이익이 4276억원, 세전이익이 5840억원, 당기순이익(지배지분 기준)이 4406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두 한투가 미래에셋을 앞섰다.

그러나 PI(자기자본투자) 관련 조(兆) 단위의 평가익 요인에 따라 실적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올 1분기에 우주기업 '스페이스 X(Space X)' 관련한 대규모 투자목적자산 평가이익이 실적의 하이라이트였는데, 오는 6월 실제 상장 시 2분기에 추가적인 평가익이 인식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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