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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공통업무’ 추진에 임상심리계 “상담 전문성 훼손” 반발
투데이신문
19일 한국임상심리학회(이하 학회)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정신건강임상심리사에게 부여된 심리상담 업무를 정신건강간호사,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정신건강작업치료사 등 4개 직역의 공통업무로 확대하려 한다며 즉각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
학회는 이번 개정 추진이 자살예방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자살 원인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자살위험 평가와 위기 개입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인력에게 심리상담 업무를 확대할 경우 국가 자살예방 목표 달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 일본, 영국 등 주요국은 심리상담과 심리치료를 별도의 학문적 기반과 면허·등록 제도로 관리하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이 국제적 기준과도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복지부는 정신건강전문요원들이 이미 정신건강 심리상담 바우처 사업과 재난심리지원 현장 등에서 상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시행령 개정은 현장 업무를 제도상 명확히 규정하려는 취지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보도에서 “2024년부터 시행한 심리상담 바우처 사업에 정신건강전문요원들이 참여하고 있고 재난 발생 시 센터 소속 전문요원들이 재난심리지원에 나가고 있다”며 “현재 수행 중인 업무를 제대로 규정하는 일”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학회는 현행 시행령이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업무를 공통업무와 직역별 개별업무로 구분하고 있으며 심리상담은 정신건강임상심리사의 개별업무로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임상심리사가 심리학 학·석사 과정과 임상 수련을 거쳐 양성되는 점을 반영한 제도적 설계라는 것이다.

학회는 “심리상담은 정신병리 식별, 위기 평가, 근거기반 개입이 결합된 전문 행위”라면서 “충분한 학문적 기반과 임상 수련 없이 수행될 경우 자살위험 평가 실패, 정신증적 악화, 재외상화 등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직역 간 합의가 이뤄졌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직접 이해관계자인 임상심리계는 정식 공청회나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다며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학회는 국회에서 심사 중인 ‘마음건강심리사 및 마음건강상담사에 관한 법률안’이 심리상담의 별도 법적 기반 마련을 핵심으로 하는 만큼 시행령 개정 추진은 입법 논의와도 충돌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임상심리학회는 “이번 개정안은 직역 간 이익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 받는 정신건강 서비스의 안전성과 질을 결정하는 문제”라며 시행령 개정안의 재검토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