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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가방, 수건, 페트병 활용해 젖은 옷 건조하기
위키트리
먼저 두껍고 튼튼한 종이 가방을 준비한다. 가방 하단 모퉁이나 측면에는 가위로 작은 구멍을 몇 개 뚫는다. 이 구멍은 건조 과정에서 내부의 습기와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는 통로가 된다. 공기 구멍이 없으면 가방 안쪽에 습기가 고이고, 드라이어 온도도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이 경우 기기 고장이나 가방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구멍을 내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작동 중에는 종이 가방을 가볍게 흔들어 옷감이 한쪽에만 몰리지 않게 한다. 내부에서 옷이 조금씩 뒤집히면 열풍이 더 고르게 닿는다. 특히 양말이나 속옷처럼 작은 의류는 가방 안에서 쉽게 뭉칠 수 있으므로 중간중간 가방을 흔들어 바람이 닿는 면을 바꿔주는 편이 좋다. 다만 드라이어를 켜둔 채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 가방 상태와 드라이어 온도를 계속 확인하며 짧은 시간 안에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
비닐봉지가 아닌 종이 가방을 쓰는 이유는 재질의 차이 때문이다. 비닐은 공기와 수분이 거의 통하지 않는 밀폐 구조다. 뜨거운 바람을 넣으면 내부 온도는 올라가지만, 옷에서 나온 습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비닐 안쪽에 물방울로 맺힌다. 이 결로 때문에 옷이 다시 축축해질 수 있다. 반면 종이 가방은 미세한 기공을 통해 습기를 흡수하고 바깥으로 내보내는 데 유리하다. 동시에 따뜻한 공기를 일정 시간 머금어 작은 가마처럼 작용한다.

집에 건조기가 있어도 젖은 빨래가 많으면 시간과 전력이 많이 든다. 이때 세탁물의 양이 적거나 보통일 때 건조기 안에 마른 수건 한 장을 함께 넣으면 전체 건조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별도의 도구가 필요하지 않고, 세탁물과 함께 넣기만 하면 돼 일상에서 활용하기 쉽다.
원리는 수분 흡수와 마찰이다. 완전히 마른 두꺼운 면 수건은 건조기가 돌아가기 시작하는 초반부터 젖은 세탁물과 부딪히며 표면의 물기를 흡수한다. 건조기 내부의 습도가 낮아지면 세탁물 표면의 물 분자가 기체로 바뀌는 속도도 빨라진다. 수건이 물기를 나눠 가진 상태에서 열풍이 더해지면 전체 수분 증발이 한결 빠르게 진행된다.

다만 아무 수건이나 넣어서는 안 된다. 올이 많이 풀렸거나 먼지가 잘 나는 오래된 수건은 다른 세탁물에 섬유 먼지를 묻힐 수 있다. 조직이 촘촘하고 깨끗한 면 수건을 고르는 것이 좋다. 어두운색 의류를 말릴 때 흰 수건을 넣으면 작은 먼지가 더 눈에 띌 수 있으므로 세탁물 색상에 맞춰 수건을 고르면 관리가 수월하다. 수건 자체가 눅눅한 상태라면 흡습 효과가 떨어지므로 반드시 마른 수건을 넣어야 한다.
세탁기의 탈수 기능이 약하거나 손빨래를 마친 옷에서 물이 떨어질 때는 열을 가하기 전에 물기를 먼저 빼야 한다. 젖은 상태 그대로 드라이어를 오래 쐬거나 건조대에 널면 그만큼 시간이 길어진다. 이때 마른 수건을 이용한 ‘김밥 말기’ 방식이 도움이 된다.

이 방식은 옷을 손으로 비틀어 짜는 것보다 원단 부담이 적다. 강하게 비틀면 섬유 조직이 뒤틀리거나 봉제선이 벌어질 수 있다. 반면 수건 안에서 위에서 아래로 눌러주는 압력은 옷 형태를 비교적 유지한 채 내부 물기를 바깥의 마른 수건으로 옮긴다. 면 수건의 모세관 현상과 체중에 의한 압착이 함께 작용해 잠시만 눌러도 의류 속 수분 상당량을 즉각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친 옷은 물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눅눅한 상태로 바뀌어 이후 자연 건조나 드라이어 건조 시간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소재에 따라 압력은 조절해야 한다. 패딩이나 털이 있는 겉옷, 와이어가 들어간 속옷, 장식이 많은 의류는 밟는 과정에서 충전재가 뭉치거나 부속품이 망가질 수 있다. 티셔츠, 양말, 청바지처럼 직조가 단단하고 복원력이 있는 일상복에 적용하는 것이 맞다. 밟을 때는 날카로운 신발을 피하고 맨발이나 양말을 신은 상태에서 부드럽게 체중을 싣는다. 신발 바닥의 오염이 수건을 거쳐 옷에 묻는 일도 막을 수 있다. 압력을 한곳에만 주기보다 말린 수건 전체에 고르게 싣는 편이 물기 제거에 더 효과적이다.
건조 장비를 쓰기 어렵거나 자연 건조 속도를 높이고 싶다면 공기가 통하는 길을 확보해야 한다. 젖은 옷이 오랜 시간 축축하게 붙어 있으면 섬유 안쪽에 습기가 머물고 불쾌한 냄새가 생기기 쉽다. 이럴 때는 세탁소용 와이어 옷걸이와 플라스틱 페트병을 활용할 수 있다.
먼저 다 마신 페트병의 입구 쪽이나 몸통 일부를 가위나 칼로 타원형 또는 십자 모양으로 도려낸다. 이 홈을 와이어 옷걸이 양쪽 끝에 각각 끼워 고정한다. 페트병이 옷걸이 양 끝에 날개처럼 달리면 그 위에 티셔츠, 맨투맨, 셔츠 등을 걸어 건조대에 널면 된다. 옷이 앞뒤로 벌어지면서 안쪽에 빈 공간이 생기는 구조다.
효과의 핵심은 옷 안쪽에 생기는 바람길이다. 일반 옷걸이에 젖은 옷을 걸면 앞판과 뒤판이 서로 붙는다. 이 부분은 공기가 잘 돌지 않아 습기가 오래 머물고, 건조도 늦어진다. 옷걸이 양 끝에 페트병을 끼우면 옷의 앞판과 뒤판 사이가 페트병 지름만큼 벌어진다. 그 틈이 공기 터널 역할을 하면서 실내의 자연 대류나 선풍기 바람이 옷 안쪽까지 지나갈 수 있다. 공기 흐름이 생기면 수분도 더 빠르게 증발한다.
페트병 옷걸이는 어깨 부분 변형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얇은 철제 옷걸이에 젖은 니트나 두꺼운 면 의류를 오래 걸면 무게 때문에 어깨가 뾰족하게 튀어나올 수 있다. 페트병의 둥글고 넓은 곡면은 옷의 어깨선을 받쳐 무게를 분산한다. 건조 중에 생기는 어깨 자국을 방지하는 데 유리한 구조다.
사용 전 위생과 마감도 확인해야 한다. 음료가 남아 있는 페트병을 그대로 쓰면 잔여물이 세탁물에 묻어 얼룩이 생길 수 있다. 내부를 깨끗이 씻고 완전히 말린 뒤 사용한다. 플라스틱을 자른 단면은 날카로울 수 있으므로 테이프로 감싸거나 안쪽으로 말아 넣어 원단이 직접 닿지 않게 한다. 부드러운 면이나 실크 소재가 날카로운 단면에 걸리면 올이 풀리거나 찢어질 수 있다.
의류 건조가 늦어지는 문제는 고가의 새 가전 없이도 주변 물건의 성질을 활용해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종이 가방은 습기를 빼내며 따뜻한 공기를 머금고, 마른 수건은 물기를 먼저 흡수한다. 페트병 옷걸이는 옷 안쪽에 공기가 지나는 공간을 만든다.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모두 수분이 빠져나갈 길을 넓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종이 가방과 수건, 페트병처럼 집에 있는 물건은 쓰임을 조금만 바꾸면 빨래 건조의 보조 도구가 된다. 급하게 한 벌을 말릴 때는 종이 가방과 드라이어를, 대량 빨래에는 마른 수건을, 자연 건조에는 페트병 옷걸이를 쓰는 식이다. 중요한 것은 뜨거운 바람을 무작정 오래 쐬는 것이 아니라 습기를 먼저 줄이고, 남은 수분이 빠져나갈 공기 흐름을 만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