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 읽음
삼성전자 성과급 6억, 세금 공제 후 자사주 지급
위키트리
이러한 고문이 번진 배경에는 복잡한 성과급 과세 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 평소 연봉이 1억 원 안팎인 직장인이라도 수억 원의 성과급이 한꺼번에 더해지면 세율 구간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를 일반적인 시각에서는 직관적으로 계산하기 어렵다. 게다가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보너스를 받다 보니 ‘당장 손에 쥐는 현금이 없는데 어떻게 거액의 세금을 내느냐’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생각들은 쓸데없는 걱정이다. 대기업 직원이 성과급 세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눈물겨운(?) 상황은 원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주식으로 받는 성과급도 현금처럼 근로소득세가 매겨지는 것은 맞지만, 회사가 주식을 지급하기 전에 발생할 세금을 먼저 칼같이 떼고 나머지만 주식으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원천징수' 시스템이 자사주 지급 방식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덕분이다.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으로 살펴보면 이해가 더 쉽다. 평소 연봉이 1억 원인 직원이 이번에 특별경영성과급으로 6억 원을 받아 올해 총소득이 7억 원이 됐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과세표준 5억 원을 초과하는 최고 세율 구간인 42%에 걸리게 되며, 여기에 10%의 지방소득세까지 얹어지면 내야 할 세금 총액은 약 2억 7191만 원까지 치솟는다. 언뜻 보면 어마어마한 부담처럼 보이지만, 삼성전자는 성과급을 집행할 때 전체 6억 원 중 세금에 해당하는 2억 7000만 원가량을 먼저 떼어서 국세청에 곧바로 납부한다. 그리고 세후 금액인 3억 3000만 원만큼만 당일 주가로 환산해 주식 형태로 직원 계좌에 넣어준다. 즉 직원의 개인 통장에서 생돈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세금 정산이 완벽히 끝난 주식을 받는 구조다.
그렇다면 시장의 이목이 쏠린 '3분의 1 즉시 처분' 조항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 역시 세금을 내기 위해 강제로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세금을 다 떼고 최종적으로 내 소유가 된 3억 3000만 원어치의 주식 중 당장 매도해서 현금으로 바꿔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예수금 성격의 돈이 3분의 1(약 1억 1000만 원)이라는 의미다. 나머지 3분의 2는 각각 1년, 2년 뒤에 팔 수 있도록 보호예수처럼 잠겨있을 뿐이다. 결국 즉시 처분 가능한 1억여 원은 세금 납부용이 아니라 진짜 내 지갑으로 들어와 당장 대출을 갚거나 소비에 활용할 수 있는 순수 보너스다.
다만 성과급을 받는 직원들을 걱정하게 만드는 사안은 있다. 보호예수가 묶인 기간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져 자기 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더라도 납부한 세금의 일부라도 국세청이 환급해 주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세금은 세금대로 최고 구간으로 내고 정작 손에 쥔 주식 가치는 쪼그라들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반대로 보호예수 기간에 삼성전자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직원들은 막대한 자산 증식 기회를 맞는다. 지급 시점의 주가를 기준으로 세금이 이미 확정돼 먼저 빠져나갔기에 주가가 아무리 올라도 추가로 내야 할 근로소득세는 없다.
이 같은 자사주 지급 방식은 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애사심과 근로 의욕을 고취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주가 상승이 곧 자기 자산 증식으로 직결되는 구조인 만큼 직원 스스로 회사의 성장을 위해 몰입하게 만드는 '운명공동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